과학철학 이야기 137

한스요한 글로크, [분석철학이란 무엇인가] 독서노트

한스요한 글로크 지음, 한상기 옮김, 『분석철학이란 무엇인가?』(2009, 서광사) Hans Johann Glock, What is Analytic Philosophy?, 2008, Cambridge University Press. (1)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역자의 요약 “...현 상태의 분석철학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지은이는 분석철학의 역사적 기원과 뿌리를 검토하고, 그동안 분석철학의 전형적 특징으로 거론되었던 것들이 분석철학을 정의하는 특성이 될 수 없음을 밝힌다. 분석철학이 대륙철학에 비해 지리-언어적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진행된 철학이라는 주장, 대륙철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를 무시하거나 경시한다는 주장, 형이상학에 대한 거부나 언어적 전회 등을 중심으로 한 특정 신조를 고집하거나 실천철학을..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12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126-151쪽. 상태함수, 상보성, 불확정성 원리: 거시적인 물체들에 의한 파동이나 전자기파의 파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양자역학적 파동은 어떠한가? 양자역학의 파동에서 운동량과 파장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 따라서 . 그런데 이므로, 이다. 이때 h는 플랑크 상수이다. 양자역학에서 물질파의 진폭이란 무엇일까? 양자역학에서의 파동은 상태함수 로 불린다. 양자역학은 상태함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기술한다. 가 표상하는 물리적 속성은 무엇일까? 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물리적 속성은 없고, 에 대응하는 물리적 속성은 존재한다. 이..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11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152-176쪽. 보어는 양자적 세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물리학의 목적은 자연이 어떠한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코소에 따르면 보어는 형이상학적 주장과 인식론적 주장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이러한 두 주장은 일관되지가 않다. 우리가 양자적 세계를 인식론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고 해서 양자적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자적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것보다는 양자적 속성들이 우리와 독립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보어의 인식론적 주장 또한 그 뜻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보어의 주장을 좀 더 세부적으..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10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110-126쪽. 확률, 원인과 결과, 결정론: 양자역학에서는 확률과 미결정성의 문제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주사위 던지기를 통해서 확률에 대해서 알아보자. 주사위를 던져서 1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즉, P(1)=1/6. 주사위를 던져서 1 또는 5가 나올 확률은 1/3이다. 즉, P(1 또는 5)=1/3. 주사위를 두 번 던져서 처음에는 2가 나오고 그 다음에 3이 나올 확률은 1/36이다. 즉, P(첫째 2, 둘째 3)=1/36. 주사위를 두 번 던져서 그 합이 2가 될 확률은 1/36이다. 즉, P(합=2)=1/36. 조건부확률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두 번 주사위를 던져서 처음에 1이 나왔을 때 합이 2가 될 확률은 ..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9

스클라(Sklar),『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 147-155쪽. “시간의 방향”이라는 문제 엔트로피의 비대칭성(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이 시간 그 자체의 비대칭성(과거와 미래는 구분된다)을 표상하는 것일까 아니면 엔트로피의 비대칭성과 시간의 비대칭성은 별개의 문제인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엔트로피의 비대칭성이 곧 시간의 비대칭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엔트로피의 비대칭성을 근거로 시간의 비대칭성을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만약 엔트로피의 흐름이 곧 시간의 방향을 의미한다고 가정한다면, 우주 전 영역 중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우주의 영역이 있을 경우, 그 영역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과 반대방향으로 흘러간다..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8

스클라(Sklar),『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 109-147쪽. 열역학에서 통계역학으로 열역학: 온도와 열량이 서로 구분되는 개념들이라는 인식은 비교적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뒤이어 열이 일종의 물질이며(칼로릭, 열소) 온도란 물질에 있는 열소의 농도에 대한 측도라는 견해가 등장했는데, 이는 열에 대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학적 견해와는 다른 종류의 견해였다. 카르노는 열의 총량이 역학적 일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 클라우지우스는 이러한 관찰을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열역학 법칙들이 밝혀졌다. 열과 일이 상호변환 가능하더라도 열과 일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열역학 제 1법칙이다. 일반적 비가역성의 원리가 바로 열역학 제 2법칙이다. ..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7

스클라(Sklar),『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 92-108쪽. 확률에 대한 철학자들의 입장들과 통계적 설명 확률에 대한 형식 이론: 곧바로 이어지는 시행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행을 통해 그 속에서의 규칙성을 찾아낼 수는 있다. 확률에 대한 형식 이론은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수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확률 이론을 물리학에 적용할 경우, 기본적인 결과의 수가 무한히 많은 경우를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고, 불가능하지 않은 사건의 확률이 0이 되는 경우도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확률 이론에서는 조건부확률의 개념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A가 주어졌을 때 B가 발생할 확률을 P(B/A)라고 하자. 만약 P(B/A)=P(B)라면, A와 B는 확..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6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94-109쪽. 두 가지 구분되는 질문들: 우리는 “상대성이론은 무엇에 대한 것인가? 혹은 상대성이론이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라는 물음을 구분해야 한다. 자연이 존재하는 방식: 상대성이론은 자연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기술한다. 즉, 상대성이론은 현상이 아닌 실재를 기술한다. 상대성이론의 개념적 기초는 물리 법칙의 절대적인 특성들과 빛의 속도의 절대성이다. 상대성이론의 기본 뼈대는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상대성이론에서는 사건들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인 ‘간격’이 불변한다. 물론 상대성이론에서의 몇몇 특성들은 상대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특성들이 상대적인 것은 ..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5

스클라(Sklar),『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 53-69쪽. 우리는 어떻게 세계의 참된 기하학을 알 수 있을까? 우리의 기하학적 지식에 대한 변화하는 견해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진실들로부터의 추론을 통해서 얻어지는데, 이 때의 기초적인 진실들 또한 오류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초적인 진실들 또한 관찰과 실험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기하학적 체계만은 오류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믿어왔지만, 이러한 믿음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을 통해 무너지고 말았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적어도 유클리드 기하학 만큼이나 논리적으로 정합적인 기하학 체계였다. 이를 통해 오직 관찰을 통해서만 어떠한 기하학이 옳은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4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71-93쪽. 일반 공변과 등가원리: 특수 상대성이론은 서로 상대적으로 등속운동하는 계에서 성립하는 이론이다. 특수 상대성이론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속운동하는 계는 물리현상을 기술하는 데 적절하지 않은 계이다. 물리현상을 기술하는 적법한 계들을 관성계로만 제한했다는 의미에서, 특수 상대성이론은 말 그대로 특수했다. 상대성원리가 가속운동하는 계에서도 만족하도록 만든 이론이 바로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일반 공변이란 법칙의 형식을 지칭하는 개념으로서, 모든 준거틀에서 법칙의 형태가 같아야 한다는 규제적인(제한적인) 개념이다. 어떻게 하면 가속운동하는 모든 계들이 일반 공변을 만족시키도록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