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던 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던 날 그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세상이 마냥 비합리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어제 오후 국회 앞에 모인 수많은 사람을 보면서, 약간 아슬아슬했지만 끝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걸 보면서, 나는 아주 느리긴 하지만 거대하고 도도하게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느꼈다. 이 시대는 왕과 귀족이 중심이 되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중심이 되는 민주정치를 요구하고 있었다. 여전히 광화문에서 탄핵 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역사적 유물처럼 여겨졌다. 우리 속 뿌리 깊은 편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의 말에 동의한다. 나는 이번 상황이 정의가 불의를 이긴 상황이라고, 내가 옳고 상대가 마냥 악하고 틀렸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