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주의자는 아니며 나 스스로 현실주의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상주의자가 자신의 이상을 실제의 삶 속에 구현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대개 그런 구현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으며, 나 또한 전혀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나는 겨우겨우 매일 힘들게 우리 사회의 제도 속에서 버텨가며 살아가는 평범한 한 명의 사람일 뿐이다. 나는 국립대학에서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고등교육 과정을 무사히 이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공무원이다. 그런 교육공무원인 나는 최근 들어 나의 본분인 교육과 연구에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요즘의 시국이 참으로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책 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