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는 것은 편하다. 내가 어떤 글을 읽는다고 하면, 그 글은 대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쓴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데 1분이 걸렸다고 할 때, 아마도 그 글을 쓴 사람은 1시간 이상을 공들여 글을 썼을 것이다. 여기서 노동의 차이 혹은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많은 경우 글 읽는 사람은 글 쓴 사람의 노동 성과를 즐긴다. 그래서 글을 읽는 일은 글을 쓰는 일보다 편하고, 더 익숙해지기 쉽다. 비슷한 논리가 듣는 것에도 적용된다. 말하는 것보다는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게 훨씬 더 편하다. 듣는 사람이 재미있도록 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동과 준비가 필요하다. 1시간 재밌게 말하기 위해 3시간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듣는 것을 위해서는 거의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