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쿤(Thomans Kuhn)이 지적했던 것처럼, 과학의 역사는 ‘과학’이라는 광범위한 범주에 포함되는 여러 이론들이 역사적 과정을 거치며 여러 차례의 의미론적 단절들을 겪어왔음을 보여준다. 갈릴레이의 역학과 뉴턴의 역학 사이, 뉴턴의 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적 역학 사이, 프레넬(Fresnel)의 광학과 맥스웰의 광학 사이에는 깊은 의미론적 간극이 존재한다. 따라서 위에서 제시한 예들에서의 선행 이론과 후행 이론은, 적어도 의미론적 차원에서는 세계와 관계된 동일한 근사적 참을 공유한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행 이론과 후행 이론 사이가 완전히 단절되어 있고 상호간 전적으로 독립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왜냐하면 대개 후행 이론은 선행 이론이 설명할 수 있었던 경험적 영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