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이야기 139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5

스클라(Sklar),『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 53-69쪽. 우리는 어떻게 세계의 참된 기하학을 알 수 있을까? 우리의 기하학적 지식에 대한 변화하는 견해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진실들로부터의 추론을 통해서 얻어지는데, 이 때의 기초적인 진실들 또한 오류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초적인 진실들 또한 관찰과 실험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기하학적 체계만은 오류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믿어왔지만, 이러한 믿음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을 통해 무너지고 말았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적어도 유클리드 기하학 만큼이나 논리적으로 정합적인 기하학 체계였다. 이를 통해 오직 관찰을 통해서만 어떠한 기하학이 옳은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4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71-93쪽. 일반 공변과 등가원리: 특수 상대성이론은 서로 상대적으로 등속운동하는 계에서 성립하는 이론이다. 특수 상대성이론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속운동하는 계는 물리현상을 기술하는 데 적절하지 않은 계이다. 물리현상을 기술하는 적법한 계들을 관성계로만 제한했다는 의미에서, 특수 상대성이론은 말 그대로 특수했다. 상대성원리가 가속운동하는 계에서도 만족하도록 만든 이론이 바로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일반 공변이란 법칙의 형식을 지칭하는 개념으로서, 모든 준거틀에서 법칙의 형태가 같아야 한다는 규제적인(제한적인) 개념이다. 어떻게 하면 가속운동하는 모든 계들이 일반 공변을 만족시키도록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3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 44-70쪽. 특수 상대성이론의 기초: 특수 상대성이론에서 등장하는 사물들, 사건들의 속성들 중 어떤 것이 절대적이고 어떤 것이 상대적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구분을 하는 데 있어 민코프스키의 다이어그램은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물리학에서 등장하는 법칙들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들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성원리는 사물들의 속성인 물리학의 법칙들이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원리이다. 전기와 자기에 관한 법칙들(맥스웰 방정식들)을 상대성의 원리와 조화시키는 것이 특수 상대성이론으로 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전자기 힘은 정지하고 있는 물체들 사이에도 작용하지만, 문제는 서로 상대적으로 움..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2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3장,「특수 상대성이론」31-44쪽. 물리학의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든 보편적이다. 따라서, 물리학의 법칙을 통해 공간을 구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속 운동을 하는 계에서는 물리법칙이 정식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하나의 좌표 체계와, 정지에 대한 그것의 특정한 상태를 하나의 준거틀(reference frame)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물리 법칙이 관성계에서 같다는 것이 특수 상대성의 원리이다. 상대성원리는 갈릴레오 이래로 물리학에 있어서 중요한 원리이다. 공간과 시간: 그렇다면 관성계와 비관성계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관성계는 과연 무엇에 대해서 등속운동하고 있는가? 공간에 대해..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1

1장,「서론: 철학과 물리과학」 1. 과학이 철학에 대해 갖는 관계: 19세기 이후 자연철학과 물리과학이 분리되면서 철학과 물리과학 사이가 요원해진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물리과학과 철학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물리과학의 개념들과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 과학철학의 중요한 역할이 되었다. 과학철학에서는 특정한 과학적 진술이 분석적인지 종합적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왔지만, 콰인(W. V. Quine)은 이러한 구분이 수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과학이론에 등장하는 하나의 진술은 그 자체만으로 종합적이거나 분석적일 수 없다. 어떠한 진술에도 규약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한 진술은 그것이 이론 체계의 연결망 중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파악되고 난 뒤에..

2010년 겨울 독서모임 공부자료 04

헴펠,『자연과학의 철학』8장, ‘이론적 환원(Theoretical Reduction)’ 8.1. 기계론과 생기론의 논쟁 신생기론자들은 생물체와 생물학적인 과정이 어떤 근본적인 면에서 순전히 물리-화학적인 물체나 과정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기계론자들은 생물체가 매우 복잡한 물리-화학적인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계론과 생기론의 논쟁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으며, 헴펠은 이 논쟁이 철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료하게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철학적 명료화를 토대로 논쟁의 해결 가능성에 대한 시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계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자. : 생물체들이 지닌 모든 특성들은 물리학과 화학의 개념들을 사용하여 완전히 기술될 수 있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해..

2010년 겨울 독서모임 공부자료 02

1. 필립 프랑크(Philipp Frank, 1884-1966) 필립 프랑크는 아버지 이그나츠 프랑크(Ignaz Frank)와 어머니 예니 파일렌도르프(Jenny Feilendorf) 사이에서 태어났다. 필립은 비엔나 대학에서 볼츠만(Boltzmann)의 지도 아래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190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학창시절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학철학이었다. 나는 매주 목요일 밤에 낡은 비엔나 커피 하우스에서 이루어졌던 학생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물음에 거듭 되돌아오곤 했다. 어떻게 우리는 전통 철학에서 보여지는 애매모호함을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서로 요원해진 철학과 과학을 화해시킬 수 있을까? ..

2010년 겨울 독서모임 공부자료 01

1. 칼 구스타프 헴펠(Carl Gustav Hempel, 1905-1997) 논리실증주의를 주도했던 인물들 중 한 명이었던 헴펠은 1905년에 독일의 오라니엔부르크(Oranienburg)에서 태어났다. 1982년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헴펠은 리처드 놀런(Richard Nolan)과 인터뷰를 가졌고, 인터뷰 내용은 이탈리아어로 번역되어 1988년에 최초로 출판되었다. 이 인터뷰는 뒤따르는 헴펠의 일생을 서술하는데 있어 주요한 자료를 제공해준다. 헴펠은 베를린에 있는 레알김나지움(Realgymnasium)에서 공부했고, 1923년에 괴팅겐 대학에 입학한 후 그는 다비트 힐베르트(David Hilbert) 및 에드문트 란다우(Edmund Landau)와 수학을 공부했으며, 하인리히 베만(Heinrich..

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7

7장, 새로운 인공지능 : 행동과학 기반의 로봇공학, 자율적 행위자, 인공적 진화 중앙처리장치가 전체 체계를 통제하고 하부 체계들은 이전에 기록되고 주입된 규칙들과 알고리즘만을 따랐던 고전적 인공지능은, 비록 영역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곧 능력상의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이러한 한계점들을 인식한 몇몇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이전까지의 기호체계 중심, 중앙 집중식의 인공지능 개념을 탈피하고, 부분적으로는 기호체계/알고리듬을 통해 작동됨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으로 구현된 부분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 계가 점차적이고 창발적으로 지능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만드는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개미들 : 집단적 정보 처리에 대한 하나의 모형 더글러스 호프스태터(Hofst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