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이야기 138

르누아르, [테크노 휴머니즘: 사이보그를 위한 진혼곡] 요약 정리

도나 해러웨이가 우리는 이미 싸이보그가 되었다는 “싸이보그 선언”을 1980년대 중반에 발표한 이후,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포스트 휴먼 시대에, 즉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더 이상 분명하지 않으며 인간과 기계가 서로 공진화(coevolution)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티모시 르누아르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해러웨이의 ‘선언’이 예언한 포스트 휴먼 시대의 풍경들이 우리 세대에 이르러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여러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는 이른바 테크노 휴머니즘 즉 기술 시대의 인문주의를 위해서 일반인들 또한 적극적으로 기술적 세계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해러웨이와 유사하게 캐서린 헤일즈 또한 ‘포스트 휴먼 시대에는 신체로 존재하는 것과 컴퓨터 본뜨기 사이에..

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4

4장 : 살아있는 세포들- 세포 자동자, 인공생명, 자체생성성(Autopoiesis) 기계가 자체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기계의 자체 재생산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기계의 자체 재생산은 몇 가지의 기본적인 규칙들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만약 아니라면, 기계의 자체 재생산은 단순한 규칙들에 의해 지배되는 소규모의 기계들이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결합한 결과로, 그러한 집합적인 움직임의 결과로 갑작스럽게 출현(emergence)하는 것일까? 그러한 방식으로 기계들의 집합체가 스스로를 생산해낼 수 있다면, 생명의 자체 재생산 또한 기계들 속에서 보여지는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이 대량의 기계들을 비선형적으로 접속시켜서 자체 재생산하..

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3

3장 : 기계적 철학- 조합(Assemblages), 정보, 혼돈스런 흐름 사이버네틱스의 등장으로 인해 자연을 표상하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 사이버네틱스적인 기계의 개념을 갖고 다시금 자연을 정의하는 것, 혹은 자연을 (사이버네틱스에서의) 기계적으로 표상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자연, 기계, 인간을 이전까지의 선형적(linear)이고 결정론적(deteministic)인 인과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구식이 되어버렸다. 존스턴은 라깡이 사이버네틱스의 기계 개념을 도입해서 상징적 세계, 상징적 질서를 설명한 공로를 인정하지만, 라깡은 새로운 개념의 기계적 질서가 보여주는 무작위적 조합의 현상을 포섭하지 못한다. 간단히 말해, 라깡의 개념적 도식은 현대적인 여러 현상들을 포섭하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경직되어 ..

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2

상상, 상징, 실재가 혼재하는 ‘주체’ 혹은 ‘기계’ : 정신분석학과 사이버네틱스 존스턴(Johnston),『기계적 생명의 유혹(The Allure of Machinic Life)』2장 1. 라깡(Lacan)의 정신분석학 개요 인간이 아닌 대부분의 다른 생물들은 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독립적으로 행위한다. 갓 태어난 강아지도 그렇고, 번데기를 깨고 나온 나비도 그렇다. 또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들은 발정기와 번식기가 정해져 있고, 이 기간 동안에만 생식의 욕구가 발동하며 생식기관을 사용해서 번식 활동을 한다. 비인간적인 생물들은 자연적 세계와 직접적으로 대면하고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실재와 비인간적 생물들 사이에는 생물들 자신의 신체 이외에는 별다른 매개자가 없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1

1장 : 사이버네틱스와 기계의 새로운 복잡성 총평 : 앞으로의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예비적인 성격이 강한 장이다. 존스턴은 1장에서 지금까지의 사이버네틱스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해석적 관점 아래에서 사이버네틱스의 역사를 바라본다. 그가 생각하기에 사이버네틱스 운동은 ‘표상적, 상징적, 개념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지적 활동이 아니라 ‘물질적, 체화적, 수행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물질과 더불어 작동하는 지적 활동’이다. 비록 우리가 구성 성분들의 단순한 작동 절차를 결정적으로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복수의 성분들이 비선형적이고 복잡한 방식으로 결합하면 우리는 그 복합체의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사이버네틱스 논의는 ‘무엇이 어떠어떠하다’라는 ‘~이다’의 차원에 머..

위너, [사이버네틱스] 요약 정리 04

7장 : 사이버네틱스와 정신병리학 총평 : 7장에서 위너는 인간의 정신적 통제 능력을 이전 장들에서의 논의와 연관지어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굉장히 복잡한 인지적 활동을 하는데, 인간 두뇌의 신경회로들 및 이 회로들 사이의 시냅스가 장기적으로 형성되어 일종의 투과적 상태가 유지되고, 이를 통해 복잡한 인지적 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인간의 인지적 활동 전체는 세부적인 개별 인지 과정들의 오작동으로 인해서 걷잡을 수 없이 교란되지 않으며, 개별 인지 과정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계 전체의 되먹임작용과 교호작용을 통해서 전체적인 통제가 유지된다. 따라서 인간이 정신적으로 병리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이 비정상적 현상의 원인이 신체 조직의 특정 부위에 있을 것이라는 생리학적이고 조직학적 판단은 그릇..

위너, [사이버네틱스] 요약 정리 03

5장: 계산 기계와 신경 체계 5장에서 위너는 신경 체계 또한 계산 기계, 정확히 말하면 논리 기계와 유사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계산 기계란 본질적으로 수를 기록하고, 조작하고, 수의 형태로 결과를 산출하는 기계이다. 만약 이라는 총량을 갖는 정보를 전달한다고 가정하면, 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드는 대략적인 비용은 가 되는데, 이 때 가 되면 정보전달의 비용은 최소가 된다. 정보 저장을 가장 저렴하게 하기 위해서는 N의 값이 최대한 커야 하며, 중 가장 중요한 값은 2인데, 왜냐하면 이는 2진법으로 정보를 표현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보는 의 꼴로 표현된다. 2가지 종류의 계산 기계가 있는데, 하나는 ‘유비 기계(analogy machine)’이고 다른 하나는 ‘수치 기계(num..

위너, [사이버네틱스] 요약 정리 02

3장 : 시계열(Time Series), 정보(Inform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자연에는 시간 속에서 수치들 혹은 수치들의 계열(sequence)을 통한 분포(distribution)를 보이는 많은 종류의 현상들이 존재한다. 온도계에 의해 측정되는 온도치의 계열, 주식 시장에서 날마다 볼수 있는 주식 종가의 계열, 매일 기상청에 기록되는 기상학적 자료들이 보여주는 수치 등. 그런데 이와 같은 계열들은 전화라인에서의 전압 수치의 변화, 텔레비전 회로, 대공화망 시스템 등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들을 통제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우리는 시계열을 통해 정보를 기록하고, 보존하고, 전달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계열과 정보를 수학적으로 표현해보자. 동전을 던져서 앞..

위너, [사이버네틱스] 요약 정리 01

1장 : 뉴턴의 시간과 베르그송의 시간 천문학에서는 천체들의 수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고, 천체 현상에 대한 정량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반면 지질학에서는 이 학문이 다루는 영역에 포함되는 대상들의 전체적인 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기도 힘들고, 천문학과 같은 정도의 정량적인 예측이 가능하지도 않다. 천문학에서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현상들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지질학에서는 비교적 단시간 이후의 현상에 대해 오로직 통계적인 추정만이 가능할 뿐이다.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두 학문이 다루는 영역의 성격이 중요한 부분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현상들은 가역적인 현상들이다. 독립적으로 다루어야 할 천문학적 대상들은 비교적 적고, 따라서 대상들의 초기 위치와 속도를 파악할..

구조적 실재론의 인식론적 함축

1. 여는 말: 구조적 실재론의 두 기원 존 워럴(John Worrall)은 그의 1989년 논문에서, 과학의 역사상 등장하는 이론들 사이에서 보이는 존재론적 불연속성(ontological discontinuity)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이론들 사이에서 보여지는 상당한 정도의 연속성(continuity) 또한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과학적 실재론인 ‘구조적 실재론(Structural Realism)’을 제안한다. 이전까지의 과학적 실재론이 ‘성공적인 지칭(successful reference)’과 ‘근사적 참(approximate truth)’의 개념을 실재론을 뒷받침하는 주요 논거들로 삼았던 반면, 구조적 실재론의 관점에서는 과학 이론에서 등장하는 이론적 개념들과 법칙들이 세계에 실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