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셨습니까, 김선생님? 저는 대한민국에서 과학철학(科學哲學, philosophy of science)을 공부하고 있는 35살의 학생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겨우겨우’ 학생입니다. ‘겨우겨우’ 대학에 들어갔고요, ‘겨우겨우’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겨우겨우’ 석사 논문을 썼고, ‘겨우겨우’ 박사과정 수업 수강을 최근에야 마쳤습니다. 학부, 석사, 박사과정 학점 이수규정도 ‘겨우겨우’ 충족시켰습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이후 저는 제가 소속되어 있는 집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그저 제가 학교에 소속되어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모범생이 아닌 우둔하고 평범한 학생일 뿐입니다. 우둔하고 평범한 학생이라도 스스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