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성탄절이었다. 성탄절이었지만 나는 대구 현풍에 있는 한 독서실에서 기말 과제를 작성했다. 박사학위를 끝낼 때까지는 아마도 이런 식의 삶이 이어지리라. 사실 나는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는가? 세상의 움직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삶을. 능력이 출중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나는 철학을 공부하는 철학도이다. 비록 나는 별도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 직업을 통해 이 세상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 땅의 철학이 유지되고 발전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 역시도 내게는 일종의 운명이자 사명이다. 방금 막 이번 학기 마지막 과제 제출을 끝냈다. 시원섭섭하다. 아마 한동안 주말에는 글을 읽는 일 이외의 다른 일들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현재 내게 가장 절실하게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