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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으로의 초대

나는 나라는 개체 바깥에 나의 생물학적 생명과는 별개로 지속할 수 있는 하나의 집을 짓고 있다. 이 온라인 공간이 바로 그러한 집이다. 나 스스로가 이 집에서 종종 휴식을 취하지만, 내가 단순히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만 이 집을 짓고 꾸미는 것은 아니다. 삶이 혼자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고독하고 쓸쓸하겠는가. 나는 나의 집에서 나의 친구들 또한 쉴 수 있기를 바란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을 들으라. 마음에 드는 글이 있다면 글을 읽어도 좋다. 나는 친구들에게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는다. 나의 집에서 그저 마음 편하게 쉬고 즐기다 돌아가시라. 다만 훗날 나와 나의 집을 기억해주시라. 내 집의 분위기를,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잊지 말아 주시라. 쓰는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읽는 것은 금방이다. 이는 글 ..

일상 이야기 2016.06.18

카트라이트, [법칙은 많은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요약 정리

낸시 카트라이트, 「법칙(truth)은 많은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논문에서의 카트라이트의 핵심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할 수 있다. 첫째, 법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전까지의 설명 이론들(헴펠Hempel의 D-N 모형, 새먼Salmon의 S-R 모형)과는 달리 과학에서의 보편 법칙은 실제의 과학적 설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둘째, 우리가 실제적 현상을 설명할 경우 과학의 서로 다른 세부 영역에서의 다양한 제한 법칙들(‘다른 조건들이 같다면ceteris paribus’을 가정하는 법칙들)을 사용하며, 따라서 이 때 설명을 설명이게끔 하는 것은 보편 법칙이 아니라 해당 현상을 어떤 제한 법칙들을 통해 설명할 지를 결정하는 설명하는 사람의 ‘선택(decision)’이다. 카트라이트가 자..

채권계약기초 요약 정리 01

□ (1차시) 여신거래, 금융기관, 거래상대방 * 용어정리 - 여신거래: 금융기관이 거래처에게 제공하는 일체의 신용공여행위 - 채권: 측정인(채권자)이 다른 특정인(채무자)에 대하여 특정의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 계약: 사법상 일정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둘 이상 당사자의 의사표시 합치로 성립하는 법률행위 - 효력규정: 강행법규에 위반한 경우 그 사법상 효력이 부인되는 것 - 단속규정: 강행법규에 위반한 경우에도 그 사법상 효력은 인정되는 것 - 거래상대방: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전을 차입하거나 기타 신용을 공여 받은 자 * 여신이란 신용을 공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 채권이란 특정인이 다른 특정인에 대해서 특정의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 여신거래에서 채권은 통상 ..

과학관 이야기 2016.06.16

새먼, [인과-기제적 설명] 요약 정리

1. 통계적 유관성 접근(approach) (1) 가 선정되었을 경우의 사전확률 를 고려해서 적합한 준거 집합 를 선정한다. (2) 최초의 준거 집합 에 대한 ‘피설명항 분할(explanadum partition)'을 시행하며, 이 때 사용되는 속성이 이다. 이 분할은 우리의 관심이 되는 설명의 표본 공간을 정의한다. (3) 통계적으로 유관한 요소 를 도입해서 준거 집합을 상호 배타적이고 꽉 채우는 방식으로 인 부분 집합들로 분할한다. 이 때 속성 는 ‘설명항 분할’이 된다. (4) 우리는 다음과 같은 확률 관계들을 확인해야 한다. ◎ 사전확률 ◎ 사후확률 (5) 각각의 부분 집합 가 피설명항 분할 에 대해서 균질적이어야 한다. (6) 한계(marginal) 확률 를 통해서 ‘설명항 분할’에서의 부분 집..

내가 기다리는 사람

나는 직장인이다. 하루의 노동이 끝나고 퇴근을 하고 나면 짧게나마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 나는 ‘다음(Daum)’이라는 한국의 온라인 종합포털에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과학사와 과학철학에 관한 나의 글들과 내 개인적인 생각들 및 일상들을 담은 글들을 게시한다. 글을 쓰는 일차적인 목적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것이다. 나는 글 읽는 것뿐만 아니라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나 소설 쓰기를 즐겨했다. 물론 되돌아보면 전부 엉터리 같은 글들이었지만 말이다. 지금도 나 자신이 그다지 대단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글을 쓸 뿐이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자기만족만을 위해서 쓰는 것은..

일상 이야기 2016.06.14

헴펠, [스크리븐의 비판에 대한 답변] 요약 정리

2. 3. 2. 설명 근거의 역할-정당화(role-justifying)로서의 법칙 개념 우리는 “왜 그렇고 그런 사건이 일어났지?”와 같은 물음에 대해, “왜냐하면...”으로 시작해서 단지 개별적인 사실들만 언급하고 끝나는 답변들을 일상적인 과학 문헌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크리븐(Scriven)에 따르면, “법칙으로부터의 연역을 거치지 않더라도 특정한 증거가 제시되는 경우에는 충분한 설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설명에 대한 분석적(analytic) 연구는 과학적 설명이 단지 개별적인 사실을 제시하는(register)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분석적 연구는 설명적 진술을 통해 무엇이 주장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지지되는지를 규명(clarify)해야만 한다. 스크리븐이 제시한 사례들 또한 적..

스크리븐, [설명, 예측, 법칙] 요약 정리

3. 1. 들어가는 말 헴펠(Hempel)과 오펜하임(Oppenheim)은 과학적 설명에 대한 분석적인(analytical) 모형을 주장했다. 스크리븐은 이 모형이 어떤 측면에서 결함을 갖고 있고 어떤 의미에서 제한적(restrictive)인지를 보이고, 더 나아가서는 설명과 이해(understanding)를 해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criteria)을 제시하려 한다. 3. 2. 과연 설명은 ‘왜?’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인가? 헴펠과 오펜하임은 과학적 설명이 ‘왜?’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물음을 생각해보자. “중성미자(neutrino)는 전하도 0이고 질량도 0인데 어떻게(how) 검출할 수(detect) 있지?” ‘어떻게(how)?’를 묻는 위의 물음 또한 충분히..

천천히 걷는 길

한스 라이헨바흐의 [상대성이론의 공리화]는 총 48절로 이루어진 책이다. 6월 10일 퇴근 후 부산에 내려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틈틈이 번역을 해, 이 책의 7절까지 번역을 했다. 1주에 4개의 절을 번역한다면 번역을 10주 정도 만에 끝낼 수 있겠다. [경험과 예측]은 넉넉하게 잡아 올해 안에 번역을 끝낼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라이헨바흐의 책들을 번역하는 일은 한 단락 마무리되는 셈이다. 올해가 끝나면 차근차근 논문자격시험 준비를 할 예정이다. 이론철학 부분과 과학철학 부분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시험과 관련되는 논문들을 번역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번역을 하면 논문들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논문자격시험은 논문의 내용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에 ..

일상 이야기 2016.06.12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9: 상과 실재

19. 상과 실재 지금까지 우리가 현대 물리학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는 일을 했다면, 이제 우리는 물리적 사고의 일반적인 경향들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현대 물리학에서 우리는 두 개의 본질적인 경향성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두 경향성은 그 방향은 다르지만 둘 사이는 밀접하게 얽혀 있다. 둘 중 하나는 자연과학이 경험의 세계와 밀접하게 접촉해 있다는 것이다. 현대 물리학의 작업에서 관측과 실험이 결정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음은 우리가 살펴본 모든 내용들에서 명백했다. 마이컬슨의 실험,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에 대한 천문학적 시험, 방사 공식으로부터의 양자 개념 도출, 컴프턴 효과의 결과로 빛 양자 가설이 겪은 결정적인 변화, 보어 모형에 대한 증거로 주어진 스펙트럼선의 규칙성 등이 이를 보여주는 몇 가지..

소소한 즐거움

삶에는 여러 가지 즐거움들이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들은 세상의 다른 즐거움들에 비한다면 퍽 소박한 편인 것 같다. 나 또한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오래도록 달리면서 땀을 흠뻑 빼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에는 운동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러닝머신 위에서 30분 정도 달리면 기분 좋을 정도로 땀을 흘릴 수 있다. 아내는 내가 오랫동안 운동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여보, 딱 30분만 달리고 올게”라고 말하고 운동을 하러 갔다 온다. 달리기와 더불어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곽영직 교수님이 쓰신 책인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는..

일상 이야기 201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