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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6: 제논과 연속체(1)

제16장 : 제논과 연속체(1) (Zeno and the continum Ⅰ) 16.1. 운동과 연속체 운동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펴본 시공간 이론들에서도 운동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간에 따라서 대상이 서로 다른 공간점을 차지하는 것이 운동이다. 두 물체 사이의 거리관계가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아도 두 물체의 상대운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장에서의 논의는 단순한 시공간과 복잡한 시공간 모두에 적용되며, 실체론과 관계론 두 입장 모두에 적용된다. 운동의 문제는 이른바 ‘제논의 역설들’로부터 비롯되었다. 제논은 기원전 490년경에 그리스 문화권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철학자 파르메니데스와 긴밀한 관계였다. 파르메니데스는, 겉..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5: 공간적 반실재론

제15장 : 공간적 반실재론 (Spatial anti-realism) 15.1. 물질과 공간에 대한 포스터(Foster)의 견해 공간적 반실재론이란, 겉보기에 우리 우주가 공간적인 것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번 장에서는 이러한 공간적 반실재론을 옹호하는 형이상학적 논증을 살펴본다. 포스터는 그의 1982년 책에서 물리적 세계는 그가 궁극적 실재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가 아님을 보이고자 했다. 그가 실체론적 공간에 대해서 어떤 논박을 제시했는지 살펴보자. 포스터의 존재론적 논증은 푸앵카레의 인식론적 논증과 닮아 있다. 포스터 역시 자연법칙이 근저에 있는 실재의 진짜 구조를 숨기도록 작용하는 사고실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푸앵카레의 규약주의 논증을 아래와 같이 풀어쓰면 이..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4: 만질 수 있는 공간

제14장 : 만질 수 있는 공간 (Tangible space) 14.1. 곡률의 드러남(Manifestations of curvature) 앞서 편평한 공간과 굽은 공간은 서로 구분되며, 공간 곡률은 식별 가능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라이프니츠(Leibniz)는 두 가지 근거를 들어 실체론적 입장을 논박한 바 있다. 첫째는 공간의 무해함(innocuousness)이다. 우주 전체가 공간 내의 다른 위치에 있거나 특정 속도로 등속 운동을 해도 변하기 전의 우주와 식별가능한 차이가 없다. 둘째는 갑작스런(nocturnal) 크기 증가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사물들이 두 배로 커진다고 해도 우리는 그러한 크기 증가가 일어났는지의 여부를 식별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논박은 편평한 ..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3: 굽은 공간

제13장 : 굽은 공간 (Curved space) 13.1. 오래된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 지금까지의 논의에서는 시공간적 관점을 취하더라도 공간이 유클리드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수학자들은 공간이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고 유클리드 공간은 가능한 공간들 중 하나일 뿐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떤 종류의 공간인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장에서는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한 준비로, 비고전적이며 비유클리드적인 공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3.2. 편평한 공간과 굽은 공간 논의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2차원의 면 세계를 가정하자. 2차원 세계의 거주자들은 지성적이며 기하학적 측정을 할 수 있다. 이제 2차원의 ..

철학적 전통 아래에서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나는 철학적 전통 아래에 속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만약 그가 나에게 “그렇다면 당신은 철학자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철학자라는 직업을 갖지 않고서도 철학적 전통에 속할 수는 있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가 다시 이렇게 물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철학적 전통 아래에 속하게 되었는가?”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을 배웠고, 이를 입증하는 학위를 갖고 있다. 고등교육기관에서 얻은 학위는 내가 공식적으로 철학적 전통에 속하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만약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나 서당이나 서원, 성균관과 같은 조선왕조의 교육기관을 거치며 유학을 ..

일상 이야기 2016.03.27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2: 시공간에서의 운동

제12장 : 시공간에서의 운동 (Motion in spacetime) 12.1. 뉴턴적 시공간 여전히 뉴턴의 입장에 남은 문제가 있다. 뉴턴은 절대 가속도가 경험적으로 탐지될 수 있음을 근거로 절대 공간 개념을 옹호했지만, 여전히 절대 속도는 탐지될 수 없기 때문에 라이프니츠의 운동학적 이동으로 생성될 수 있는 무한히 많은 우주들 중에 우리가 어떤 우주에서 살고 있는지를 결정할 수 없다. 1920~30년대에 카르탕 등의 작업에 의해 뉴턴 이론을 정식화하는 더 나은 방법이 생겼다. 이 방법에서는 절대 속도를 없애고 절대 가속도를 유지한다. 우선 뉴턴 이론을 시공간의 용어로 정식화한다. 다음에는 뉴턴적 시공간을 신-뉴턴적 시공간으로 대체한다. 시공간에 접근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바로 하향직 방법과 상..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1: 절대적 운동

제11장 : 절대적 운동 (Absolute motion) 11.1. 관성 운동 뉴턴은 상대론을 반박하기 위해 두 개의 논증을 제시했다. 첫째는 관성 효과로부터의 논증이다. 유명한 양동이 사고실험이 이 논증에 포함된다. 둘째는 실재 관성 운동으로부터의 논증이다. 두 논증 모두 뉴턴의 첫 번째 운동법칙인 관성의 법칙과 연관되어 있다. 11.2. 실재 관성 운동으로부터의 논증 이 논증은 뉴턴의 『중력(De Gravitatione)』에 포함되어 있는 논증으로, 이 논증은 데카르트의 물리학을 명시적인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데카르트는 관성의 법칙과 운동의 관계적 개념을 둘 다 옹호하였으나, 뉴턴은 이 두 개념이 양립불가능함을 지적한다. 관성의 법칙은 직선 경로 운동과 곡선 경로 운동 사이에 실재적이고 객관적인..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0: 공간 - 고전적 논쟁

제10장 : 공간 - 고전적 논쟁 (Space : the classical debate) 10.1. 마지막 마법사 이제 고전적인 뉴턴 역학의 맥락에서 운동과 공간에 대한 논쟁을 살펴보자. 이 논쟁에서 뉴턴은 실체론자, 라이프니츠는 관계론자, 갈릴레오와 데카르트는 두 입장 사이에 위치한다.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1687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에서 뉴턴은 역학의 포괄적 이론, 보편중력 이론, 미적분학을 발전시켰다. 『원리(프린키피아)』에서 제시된 절대적이고 실체론적인 공간 개념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서 절대적 시공간과 상대적 시공간, 참된 시공간과 겉보기 시공간, 수학적 시공간과 일상적 시공간을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절대적 공간은 그 본성상 외부의 것과 관계없이 항..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09: 진공의 개념

제9장 : 진공의 개념 (Conceptions of void) 공간에 대한 실체론적 관점이 옳을까 관계론적 관점이 옳을까? 공간은 고유의 권리를 가진 대상일까 아니면 공간은 단지 물질적 사물들 사이의 관계로 이루어진 그물망일 뿐일까? 공간의 문제는 시간의 문제와 달리 형이상학적 고려, 우리의 경험 구조에 대한 고려만으로는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얼마 없다. 따라서 과학적인 고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9.1. 진공으로서의 공간 공간의 진공 개념은 다음과 같다. 공간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 자신의 내재적인 특질이 없으며, 단순한 부재이다. 사물들은 서로 다른 공간적 거리에 의해 분리될 수 있으며 이는 사물들 사이에 전달되는 신호의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간 그 자체는 특징 없는 진공이므로, ..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08: 시간 여행

제8장 : 시간여행 (Time travel) 8.1. 시간여행의 가능성과 역설에 대한 물음들 공간에 비해 시간은 많은 제약을 갖고 있다. 공간은 사방으로 움직일 수 있고 왔던 경로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반면, 시간은 일차원적이며 같은 비율로 흘러가는 현재에 꼼짝없이 포착당한 것 같다. 과연 시간여행이 가능할까? 아니면 시간의 본성 때문에 시간여행이란 불가능한 것일까? 아래와 같은 주장들을 고려해보자. ① 시간여행은 논리적인 종류의 극복 불가능한 역설을 포함하고 있어, 형이상학적으로 불가능하다. ② 시간여행은 형이상학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우연한 물리법칙들로 인해서 우리 세계에서 금지되어 있다. ③ 시간여행은 형이상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시간여행은 우리 우주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났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