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내게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은 나보다 뛰어난 주변 친구들에 대해 느껴지던 열등감이었다. 내 곁에 있는 친구들은 운동을 하던 공부를 하던 나보다 더 쉽고 빠르게 잘했다. 반면 나는 이해와 적응이 느렸고, 무엇이든 그것의 의미를 되풀이해서 곱씹어보아야 했다. 나는 일반적인 교과서 수준의 내용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웠으나, 똑똑한 나의 친구들은 심화문제들을 쓱쓱 잘 풀었고 아주 잘하는 친구들은 대학 수준의 내용으로 진도를 넘어갔다. 고등학교 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평범함의 영역에서 좀 더 많은 내용들을 기억하고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속하는 곳이 월등함의 영역은 아니다. 나는 나의 평범함을 조금씩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다른 아이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