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역시 다른 학문들과 마찬가지로 전문화된 학문 분과이며, 철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현대의 철학자들, 특히 20세기 이후 영미 분석철학자들이 내놓는 작업을 보면 아주 전문적인 특성을 띠고 있다. 그런데 이는 내가 학창시절 철학에서 바라던 바와는 사뭇 달랐다. 과학도였던 나는 수학과 과학을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철학을 찾았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20세기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가 쓴 [부분과 전체]를 들 수 있다. 표준적인 양자역학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많은 인물들과 풍부한 대화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이 책은 플라톤이 쓴 [대화편] 이래의 전통을 따라 등장인물들 사이에서의 대화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