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이런저런 생각들

강형구 2016. 1. 15. 23:22

   오늘은 서울에 출장을 다녀왔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우리나라의 공공기관들은 경영실적평가를 받는다. 오늘 오후에 ’15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보고서 작성에 관한 설명회가 서울지방조달청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나는 팀장님과 과장님을 모시고 설명회에 참석했다가 혼자서 고속열차를 타고 동대구로 돌아왔다. 팀장님은 서울에 계신 부모님 집에 하룻밤 머무신다고 했다. 과장님은 아내와 아이가 서울에서 지내고 있어, 재단이 서울에서 대구로 이전한 이후 계속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계신다. 설명회가 끝나고 혼자서 동대구로 돌아오며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올해 나는 서른다섯이다. 직장생활 5년차다. 선배들이 많아서 대리(5)에서 과장(4)으로 승진하는데 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마흔이 되어도 4급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나는 늦은 승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나는 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며, 돈에 그다지 큰 욕심도 없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 대해서는 조금씩 요령이 생기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적당한 강도의 업무를 하고 있는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서 나는 아주 감사한다. 나는 직장에서 책임감을 갖고 착실하게 일하려고 애쓰며, 직장 내의 다른 직원들이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있다고 전제하고 동료들을 대하고자 노력한다. , 직장에서 항상 겸손한 태도를 취하려고 한다.

 

   나는 올해에 아내와 나 사이에 아이가 생기기를 바란다. 물론 아이는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건강은 나쁘지 않은 편이고, 아내도 수술 이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기대해 볼만하다. 가끔씩 나는 아내와 나 사이에 아이가 잘 생기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 현재 지구 위에 인간이라는 생물종의 개체는 제법 과도하게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인간 개체 수가 약간 줄어든다 해도 인간 종이 유지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요약하면, 나는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서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가 생기면 신이 주신 축복이라 생각할 것이며, 아이가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장의 일 이외에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우선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은 박사과정 수료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수업 준비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영어로 된 글을 그저 읽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말로 그 내용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나는 영어로 된 글들을 주된 재료들로 삼아 우리말로 된 학위논문을 쓰게 되리라. 따라서 지금 하고 있는 수업 준비가 훗날 학위논문을 쓰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수업 준비뿐만 아니라 몇 권의 책들을 더 번역해야 한다. 이 책들 모두 한스 라이헨바흐가 쓴 책들이다. 나는 라이헨바흐의 철학을 우리 땅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철학도로서의 나의 소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이헨바흐의 책들을 번역하고 라이헨바흐에 관한 학위논문을 완성하면, 그때 비로소 나는 과학철학 중에서도 논리경험주의에 대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으면 강의를 할 자격과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경북대학교나 계명대학교 같은 대구 소재 4년제 대학에서 과학철학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은 공공기관에서 유연근무 제도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분위기라, 내가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보기만 하면 강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국공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처럼 일반 대중을 위한 강연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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