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358

35살이 되는 것

나는 1982년 7월 2일 아침 8시쯤 태어났다. 나는 경상북도 성주군 출신인 의류도매상 아버지(53년생)와 경상남도 합천군 출신인 가정주부 어머니(56년생) 사이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나는 부산의 금정구 구서동에서 태어났고, 내가 4살 때쯤 우리 가족은 동래구 명륜동으로 이사를 왔다. 나는 명륜동에서 19살까지 살았다. 나는 부산에서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다. 대학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고,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에 사는 작은이모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대학생활 4년을 보냈다. 나는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24살에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했다. 나는 육군 통신장교로 강원도 홍천에서 3년 4개월 동안 27살까지 복무했다. 2년 동안 공부하여 30살에 대학원에..

일상 이야기 2016.07.02

책 읽는 아빠

올해 12월 초가 되면 아내에게서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다. 내가 아빠가 된다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 나이 서른다섯에 아빠가 된다. 과연 내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과연 나는 어떤 아빠가 될까?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가 될까? 아니면 엄하고 무서운 아빠가 될까?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어깨가 무거워지고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의 나를 자주 상상해본다. 아이는 나를 어떻게 볼까? 나는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다. 퇴근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다른 데 들르지 않고 집에 온다. 축구, 야구, 등산과 같이 운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운동이라 해봐야 고작 주민 센터에서..

일상 이야기 2016.06.28

서점을 둘러보며

주말이면 아내와 대구 시내에 나가서 이런 저런 구경을 하거나 음식을 사 먹는다. 오늘 점심때는 아내가 쭈꾸미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구 동성로에 있는 ‘낭만 쭈꾸미’에 가서 쭈꾸미 볶음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동성로 중심부를 지나쳤다. 시내에서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퀴어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반대편에서는 보수주의 단체에서도 나와 반대 집회를 하고 있었다. 두 집단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병력들도 제법 많이 출동한 상태였다. 아내와 나는 이들을 지나쳐 서점 교보문고를 둘러보았다. 서점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2층의 자연과학 코너로 가서 책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눈에 띄었던 책은 웨스트폴이 쓴 뉴턴의 전기인 [아이작 뉴턴]이었..

일상 이야기 2016.06.26

지식인의 유체이탈 화법에 대하여

“절대 현혹되지 마라.”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곡성’에 나오는 말이다. 약간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나 역시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무엇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른바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겉만 번지르르한 이야기들이다. 아주 어렵고 고매한 지식을 현학적으로 늘어놓거나, 마치 자신은 우리 사회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세상에서 돌아가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비판만 늘어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믿을 필요는 없다. 비판이 겨누고 있는 현상을 낫게 하거나 바로잡게 하기 위해서 쓴 소리를 하는 것이 가치 있는 비판이다. 그저 비난하고 공격하기 위한 것은 제대로 된 비판이라 할 수 없다. 내가 학부시절부터 곰곰이 생각해 온 지식인의 행태가 ..

일상 이야기 2016.06.25

낯선 집으로의 초대

나는 나라는 개체 바깥에 나의 생물학적 생명과는 별개로 지속할 수 있는 하나의 집을 짓고 있다. 이 온라인 공간이 바로 그러한 집이다. 나 스스로가 이 집에서 종종 휴식을 취하지만, 내가 단순히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만 이 집을 짓고 꾸미는 것은 아니다. 삶이 혼자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고독하고 쓸쓸하겠는가. 나는 나의 집에서 나의 친구들 또한 쉴 수 있기를 바란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을 들으라. 마음에 드는 글이 있다면 글을 읽어도 좋다. 나는 친구들에게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는다. 나의 집에서 그저 마음 편하게 쉬고 즐기다 돌아가시라. 다만 훗날 나와 나의 집을 기억해주시라. 내 집의 분위기를,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잊지 말아 주시라. 쓰는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읽는 것은 금방이다. 이는 글 ..

일상 이야기 2016.06.18

내가 기다리는 사람

나는 직장인이다. 하루의 노동이 끝나고 퇴근을 하고 나면 짧게나마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 나는 ‘다음(Daum)’이라는 한국의 온라인 종합포털에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과학사와 과학철학에 관한 나의 글들과 내 개인적인 생각들 및 일상들을 담은 글들을 게시한다. 글을 쓰는 일차적인 목적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것이다. 나는 글 읽는 것뿐만 아니라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나 소설 쓰기를 즐겨했다. 물론 되돌아보면 전부 엉터리 같은 글들이었지만 말이다. 지금도 나 자신이 그다지 대단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글을 쓸 뿐이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자기만족만을 위해서 쓰는 것은..

일상 이야기 2016.06.14

천천히 걷는 길

한스 라이헨바흐의 [상대성이론의 공리화]는 총 48절로 이루어진 책이다. 6월 10일 퇴근 후 부산에 내려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틈틈이 번역을 해, 이 책의 7절까지 번역을 했다. 1주에 4개의 절을 번역한다면 번역을 10주 정도 만에 끝낼 수 있겠다. [경험과 예측]은 넉넉하게 잡아 올해 안에 번역을 끝낼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라이헨바흐의 책들을 번역하는 일은 한 단락 마무리되는 셈이다. 올해가 끝나면 차근차근 논문자격시험 준비를 할 예정이다. 이론철학 부분과 과학철학 부분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시험과 관련되는 논문들을 번역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번역을 하면 논문들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논문자격시험은 논문의 내용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에 ..

일상 이야기 2016.06.12

소소한 즐거움

삶에는 여러 가지 즐거움들이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들은 세상의 다른 즐거움들에 비한다면 퍽 소박한 편인 것 같다. 나 또한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오래도록 달리면서 땀을 흠뻑 빼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에는 운동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러닝머신 위에서 30분 정도 달리면 기분 좋을 정도로 땀을 흘릴 수 있다. 아내는 내가 오랫동안 운동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여보, 딱 30분만 달리고 올게”라고 말하고 운동을 하러 갔다 온다. 달리기와 더불어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곽영직 교수님이 쓰신 책인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는..

일상 이야기 2016.06.08

재야 학자로서 사는 것 04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면 늘 희망은 있다는 말을 믿는다. 2012년 1월에 취직한 이후 나는 한동안 박사과정 공부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1년 가을학기부터 2년 동안 휴학을 했다. 그런데 직장 생활 2년차인 2013년에 나는 아주 훌륭한 팀장님을 만났다. 팀장님께서는 교육행정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으시고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하셨지만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취직을 하신 분이셔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자 하는 나를 이해해주셨다. 나는 2013년 가을학기부터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주로 저녁에 개설되는 강좌를 수강하면서 공부를 근근이 이어갔다. 2015년 2월부터 나는 기획재정부 교육예산과에 파견 근무를 가게 되어 박사 공부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총 36학점을..

일상 이야기 2016.06.06

재야 학자로서 사는 것 03

아인슈타인은 독일의 중고등학교 격인 김나지움을 중퇴하고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 시험을 치러 합격했다. 대학 졸업 후 조교 자리를 얻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은 대학 친구인 마르셀 그로스만의 도움으로 스위스 특허청에서 일하면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세상을 놀라게 한 여러 논문들을 발표했다. 나 역시 부산과학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러 국립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학사 및 석사 학위 후 나는 공개채용시험을 거쳐 한국장학재단이라는 국가 장학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실제로 나는 학창시절부터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즐겨 읽으며 삶의 지침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지만, 나를 아인슈타인과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아인슈타인에게는 그 자신의 역할이 있었고, 나에게는 내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는 사실..

일상 이야기 201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