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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나가는 것

오늘은 현충일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했던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다. 현충일은 국가 공휴일이라 오늘은 직장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아침에 아내에게 카페에 가서 공부를 좀 하다 오라고 했다. 내가 출근을 하지 않는 휴일에는 아내가 밖에 나가서 마음 편하게 공부를 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한 후 아내는 밖으로 나갔고, 나는 딸 지윤이와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해 아이를 보면서 내 할 일을 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이제 생후 6개월이 지난 지윤이는 앉기와 기기를 잘한다. 그런 지윤이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할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늘 지윤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일상 이야기 2017.06.06

과사철 졸업생

나는 학부는 철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원은 과사철을 졸업했다. ‘과사철’은 서울대학교 자연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을 가리키는 말이다.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물을 수 있다. “혹시 과사철 출신인가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네, 저는 과사철 출신입니다. 과학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나는 비록 과학철학으로 학위를 받았지만, 과사철 출신이라면 세부전공과는 상관없이 과학사와 과학철학 모두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나의 전공을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회사에서 내가 ‘과학사 및 과학철학’을 전공했다고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은 그것이 무슨 전공인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직장에만..

일상 이야기 2017.06.03

과학철학 강의

나는 2017년 봄학기에 대구과학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철학 강의를 했다. 강의가 아직 종료된 것은 아니다. 강의는 앞으로 2주 동안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나는 일반적인 과학철학 강의와 달리, ‘과학사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삶과 사상’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주 교재도 과학철학 관련 서적이 아닌 [과학사의 이해], [서양과학사상사], [인물과학사] 등과 같은 과학사 관련 서적을 사용했다. 나는 과학사와 접목하여 과학철학을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들이 과학철학에 대해서 오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차 수업에서는 강사 소개 및 강의 소개를 했다. 2차 수업에서는 고대 및 중세의 과학에 대해 강의했다. 3차에서는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 4차에서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5차에서는 요..

일상 이야기 2017.05.31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 끝이 없으니, 나는 가급적 나에게 집중하면서 내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를 주목하자. 내가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것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고등학교에는 모든 면에서 나보다 훨씬 뛰어난 친구들이 많았고,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다보면 스스로에 대해서 끝없이 낙담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 삶의 주인공은 친구들이 아니라 바로 나였고, 나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 그저 나 자신으로서 살고자 했다. 나에게 대입 수학능력시험, 대학에서의 학점 이수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나는 아주 뛰어난 사람들과 비교하면 이들 중 어느 것에서도 자랑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적어도 내가..

일상 이야기 2017.05.20

평범한 삶을 받아들임

평화로운 주말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아침에는 느긋하게 늦게까지 잠을 잤다. 요즘은 주말이 되어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그저 편하게 쉬고 싶을 뿐이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샐러리맨(salary man)이다. 나는 직장에서 매월 급여를 받아 가족을 건사하며 생활을 꾸려나간다. 아내는 작년 12월 초에 출산한 이후 지금까지 육아휴직 중이다. 딸은 태어난 지 만 5개월이 지났다. 나는 평범하고 소심한 아저씨이며, 평소에는 수수한 옷을 입고 다닌다. 나는 말주변이 별로 없으며, 인맥이 넓지 않아 다른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는다. 나는 주말이 되면 아이를 보고 집을 청소하는 등의 일을 하며 집에서 쉰다. 집에서 쉴 때 나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컴퓨터 게임을 한다. 얼마 ..

일상 이야기 2017.05.13

2017년의 대한민국에서

오늘은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이 이전까지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및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된 이후, 대한민국에는 한동안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없었다. 한반도에서 한국어를 쓰며 살아가는 한국 민족의 최고 지도자가 없었던 것이다. 남한 인구가 대략 5천만 명이라고 한다면, 5천만 명을 하나로 결집시켜 민족과 나라를 미래로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가 오늘 국민들의 뜻에 의해서 선출되는 셈이다.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상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리되어 있다...

일상 이야기 2017.05.09

야만전사 바바리안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초등학생 시절에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남자 주인공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키가 크고 날씬하며 무엇보다도 아주 잘생겼으며 똑똑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나에 관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나는 잘생기지 않았으며, 머리가 크고, 몸에 털이 많으며, 키가 그다지 크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남자에 불과했다. 나는 내가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기보다는 키가 아담하고 몸이 두툼하며 다소 투박하게 생긴 조연급 아저씨와 흡사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누구나 자신을 어떤 다른 대상에 빗대어 생각하며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나는 스스로를 야만전사 바바리안으로 생각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있다. 야만전사 바바리안 ..

일상 이야기 2017.05.05

서울여행기2: 영화, 박물관, 연극을 관람하다

서울여행 2일차에 아내와 나는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숙소 앞 음식점에서 아침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명동에 있는 스타벅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각자가 들고 온 책을 읽었다. 나는 과학고등학교에서의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정동욱 선배님이 쓴 [패러데이와 맥스웰: 공간에 펼쳐진 힘의 무대]를 다시 한 번 읽었고, 아내는 대학원 박사과정 수업 준비를 위해 과학기술사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내 나이 서른여섯,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책 읽으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삼십대 중반이 되었으면 무엇 하나라도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 있어야 할 것 같아, 나는 어디에를 가든 책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떠올리려고 애쓴다. 이렇게 나름 노력을 해야 나중에 나의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1..

일상 이야기 2017.05.02

서울여행기1: 박정현 콘서트를 관람하다

2017년 5월 1일은 노동자의 날, 5월 3일은 부처님오신날,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9일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이다. 이렇듯 5월 초에 휴일이 연달아 있어,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휴일 중간에 하루나 이틀만 휴가를 쓰면 일주일 가량 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 역시 5월 2일에 연차휴가를 써서 아내와 함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제 태어난 지 5개월 정도가 된 딸 지윤이는 잠시 처갓집에 맡겨두고, 아내와 나는 해외가 아닌 서울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작년에 임신을 한 이후 아내는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휴가 때 서울에서 오래간만에 문화적인 혜택을 즐기고자 단단히 결심을 했다. 서울로 가기로 마음먹은 직후 내가 한 일은 콘서트 표를 예매하는 것..

일상 이야기 2017.05.01

투박함

요즘 나는 가끔씩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나는 훗날 나의 딸 지윤이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게 될까? 나는 지윤이에게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다. 실제로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지윤이에게 세련되고 똑똑한 사람으로도 보이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나는 나의 딸에게 공부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 뿐이다. 단지 공부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일 뿐,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잘하거나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의 삶이 점점 단순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내게는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다.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사랑의 열병을 앓지 않는다. 나는 이미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다. 또한 나는 더 이상 직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나는 5년 전 취..

일상 이야기 2017.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