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2017년의 대한민국에서

강형구 2017. 5. 9. 17:33

 

   오늘은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이 이전까지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및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된 이후, 대한민국에는 한동안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없었다. 한반도에서 한국어를 쓰며 살아가는 한국 민족의 최고 지도자가 없었던 것이다. 남한 인구가 대략 5천만 명이라고 한다면, 5천만 명을 하나로 결집시켜 민족과 나라를 미래로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가 오늘 국민들의 뜻에 의해서 선출되는 셈이다.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상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리되어 있다. 21세기인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들을 꼽으라면 미국, 중국, 러시아를 들 수 있는데,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이러한 강력한 나라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친화적이며, 남한은 미국과 친화적이다. 남한은 충분히 성공적으로 근대화를 이룩했다. 남한은 의식주의 문제 중 의와 식의 문제를 해결했고, 국민들은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다. 남한은 의학 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 수준이 상당히 발전해 있는 상황이며, 고급 수준의 문화 콘텐츠들을 생산 및 수출하여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남한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 있는 사회이다.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북한은 한민족의 일부이다. 같은 한민족이기 때문에 남한과 북한은 통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북한의 정권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이상 평화통일은 비현실적인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민족과 언어가 같다고 해서 반드시 두 나라가 통일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구를 기준으로 보나 국토 면적을 기준으로 보나, 남한과 북한은 각자 충분히 독자적으로 국가 체제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만약 향후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통일이 전략적으로 상호간 이익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남한과 북한은 평화적인 통일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것이다. 통일이 되면 영토와 인구가 늘어나며, 남한으로서는 북한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과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을 중요한 성장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오직 우리의 역사적인 정체성 때문에 통일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남한의 60만 군대는 직접적으로 북한의 군대와 대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 세계사를 보면 같은 민족 간의 전쟁 역시 서로 다른 민족들 간의 전쟁 못지않게 잔혹하고 비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향후에도 최소한 북한군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국방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사 북한이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남한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상시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내 생각에 국방의 문제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국가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화합과 상생 문제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부자와 빈자 사이의 차이, 남자와 여자 사이의 차이 등 사회 내에 존재하는 각종 차이들이 구성원들을 고도로 정교하게 억압하고 있다. 어떤 개인적인 상황에 처해 있든지 간에, 사회의 구성원들은 상호 평등하며 개인으로서의 독립성과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문화적인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는 사회에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가 보장되어야 상호 간 존중이 이루어지고 개인으로서의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구성원들의 사회적 활동은 자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본은 구성원의 노동을 통해 획득된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게 노동을 하고, 노동을 통해서 걱정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을 획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크게 보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나뉘는데, 현재 나는 공공부문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행정직 노동자이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의 노동을 통해서 나는 나와 나의 가족들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자본을 얻고 있다. 노동자로서 노동을 하고, 유권자로서 투표를 하고, 병역의무자로서 병역에 종사하는 등 나는 내가 대한민국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하는 일들을 착실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는 오늘은 나에게도 큰 의미를 갖는다. 남한 5천만 명의 일원인 나 역시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나의 나라가 지속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