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수학과나 물리학과에 진학해서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되거나, 수학교육과나 물리교육과에 진학해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철학에 대한 열정이 열병처럼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그 열정을 따라 철학과로 진학했다. 지금도 가끔씩 나는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철학을 전공해서 과학의 의미를 연구하면서 이 땅에서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나의 역량이 부족함을 느꼈고, 결국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는 직장을 찾았다. 직장인인 나는 주중에 하루 8시간을 행정업무를 처리하는데 사용한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행정업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