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1일에 나는 결혼을 한다. 올해 내 나이 서른 세 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드디어 결혼을 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이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나 스스로 택한 길이고, 결코 후회는 없으며, 나는 나의 결혼이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은혜와는 내가 스물 일곱일 때에 처음 만났다. 은혜를 처음 만났을 때 은혜는 서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었고, 우리는 자하연 벤치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 때 우리는 같이 식사도 했다. 둘이서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은혜의 진가를 잘 몰랐다. 지금 나는 은혜가 얼마나 좋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