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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2

코소(Kosso),『현상과 실재(Appearance and Reality)』3장,「특수 상대성이론」31-44쪽. 물리학의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든 보편적이다. 따라서, 물리학의 법칙을 통해 공간을 구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속 운동을 하는 계에서는 물리법칙이 정식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하나의 좌표 체계와, 정지에 대한 그것의 특정한 상태를 하나의 준거틀(reference frame)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물리 법칙이 관성계에서 같다는 것이 특수 상대성의 원리이다. 상대성원리는 갈릴레오 이래로 물리학에 있어서 중요한 원리이다. 공간과 시간: 그렇다면 관성계와 비관성계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관성계는 과연 무엇에 대해서 등속운동하고 있는가? 공간에 대해..

물리학의 철학 독서노트 01

1장,「서론: 철학과 물리과학」 1. 과학이 철학에 대해 갖는 관계: 19세기 이후 자연철학과 물리과학이 분리되면서 철학과 물리과학 사이가 요원해진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물리과학과 철학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물리과학의 개념들과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 과학철학의 중요한 역할이 되었다. 과학철학에서는 특정한 과학적 진술이 분석적인지 종합적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왔지만, 콰인(W. V. Quine)은 이러한 구분이 수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과학이론에 등장하는 하나의 진술은 그 자체만으로 종합적이거나 분석적일 수 없다. 어떠한 진술에도 규약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한 진술은 그것이 이론 체계의 연결망 중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파악되고 난 뒤에..

생각하는 남자 02

앞선 글에서 필자는 태현을 자의식이 강한 남자, 혹은 인식론적 흥미를 느끼는 남자라고 했다. 상인인 민수는 태현의 아버지이고, 선영은 태현의 어머니이자 민수의 아내라 했다. 태현에게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이 성현이었다. 정민수, 정성현, 정태현. 선영의 성은 김이다. 그래서 태현의 가족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로 구성된다. 정민수, 김선영, 정성현, 정태현. 민수의 혈액형은 A형이고, 선영의 혈액형은 B형이다. 성현의 혈액형은 A형이고, 태현의 혈액형은 AB형이다. 태현은 1980년에 태어났다. 성현은 태현보다 2살 일찍 태어났으니, 1978년에 태어난 셈이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민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장 취직을 해야 했다. 덩치가 크지 않고 호리호리한 편인 민수..

일상 이야기 2016.08.30

2010년 겨울 독서모임 공부자료 04

헴펠,『자연과학의 철학』8장, ‘이론적 환원(Theoretical Reduction)’ 8.1. 기계론과 생기론의 논쟁 신생기론자들은 생물체와 생물학적인 과정이 어떤 근본적인 면에서 순전히 물리-화학적인 물체나 과정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기계론자들은 생물체가 매우 복잡한 물리-화학적인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계론과 생기론의 논쟁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으며, 헴펠은 이 논쟁이 철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료하게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철학적 명료화를 토대로 논쟁의 해결 가능성에 대한 시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계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자. : 생물체들이 지닌 모든 특성들은 물리학과 화학의 개념들을 사용하여 완전히 기술될 수 있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해..

생각하는 남자 01

태현은 자의식이 강한 남자였다.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과 세계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태현은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서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경이롭게 여겼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어느 휴일 아침이었다. 태현은 아버지를 따라 동네 근처에 있는 작은 산에 올랐다. 시절은 봄이었고, 산 중턱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넓게 뻗은 가지들과 초록빛 잎사귀들을 뽐내며 울창하게 서 있었다. 맑은 날씨에 하늘은 푸르렀고, 태현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쏟아지는 환한 햇살을 쳐다보았다. 찬란한 빛이 태양으로부터 태현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공기 중에 퍼져 있는 조그만 먼지 입자들이 빛 사이로 이리저리 움직였고, 태현은 빛 속에서 움직이는 입자들을 물끄러미..

일상 이야기 2016.08.29

짧은 여름 나들이

어제 오전에는 아내와 함께 여성병원에 갔다. 아내가 정밀초음파 및 임신당뇨 검사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아내도 공가를 내고 직장을 하루 쉴 수 있었고, 아내의 진료가 끝나고 난 뒤 우리는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아내가 초음파검사를 받는 동안 나는 여성병원 옆 건물에 있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었다. 미용실에서 볼일을 보고 다시 여성병원으로 돌아가 아내를 만났는데, 아내는 아이가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해운대에 있는 숙소는 목요일 저녁에 예약을 해 두었다. 우리는 해운대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동했다. 백화점 지하에서 ‘나마스떼’라는 인도음식집에서 커리를 먹었는데, 맛이 제법 괜찮았다. 우리는 식사 후에 서점 ‘반디앤루니스’에 가서 책을 좀 구경하..

일상 이야기 2016.08.27

2010년 겨울 독서모임 공부자료 02

1. 필립 프랑크(Philipp Frank, 1884-1966) 필립 프랑크는 아버지 이그나츠 프랑크(Ignaz Frank)와 어머니 예니 파일렌도르프(Jenny Feilendorf) 사이에서 태어났다. 필립은 비엔나 대학에서 볼츠만(Boltzmann)의 지도 아래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190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학창시절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학철학이었다. 나는 매주 목요일 밤에 낡은 비엔나 커피 하우스에서 이루어졌던 학생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물음에 거듭 되돌아오곤 했다. 어떻게 우리는 전통 철학에서 보여지는 애매모호함을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서로 요원해진 철학과 과학을 화해시킬 수 있을까? ..

살아있기, 지켜내기

요즘 들어 부쩍 아내는 내 머리의 정수리 부분을 쳐다보면서 자주 걱정을 한다. 머리가 많이 빠져 휑하다는 것이다. 올해 겨울에 태어날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쯤이면 내 머리 중앙이 반들반들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가면서까지 모발을 관리하고 싶지는 않다. 지구 위에서 살아온 지 35년 정도 되었으니, 점점 털도 빠지고 기력도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죽지 않고 잘 살아왔다. 앞으로도 잘 살아가야 할 텐데,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어제부터 여름휴가지만, 휴가라고 해서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다. 나는 아침에 아내를 직장에 데려다주고 동네 도서관에 와서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

일상 이야기 2016.08.25

권기헌 등 지음, [정의로운 공공기관 혁신](한언, 2014)을 읽고

지난 번 읽었던 배용수 교수의 [공공기관론]이 개념 중심의 이론서였다면, 권기헌 등 3명의 저자가 저술한 [정의로운 공공기관 혁신]은 우리나라 공공기관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실용서라 할 수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정부가 사회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공공기관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수, 조직 규모, 예산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증가하고, 그 경영이 민간에 비해서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정부와 공공기관 간의 불공정한 유착관계가 심해진다면, 국민들은 국가에서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역할과 존재 가치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공공기관을 통해 전국의 도로와 철도를 관리하고, 전력을 공급하며, 해외 무..

과학관 이야기 201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