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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5: 근대 과학사의 여러 측면들

① 『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 책머리에 : 뉴턴, 아인슈타인 등과 같은 과학의 천재들에 대한 환상적인 상(象)이 있다. 이러한 천재들은 일반적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갑작스러운 영감을 통해서 위대한 물리 이론을(뉴턴의 경우 중력법칙, 아인슈타인의 경우 상대성이론) 만들어낸다. 대개 과학의 천재들은 고독하고 고립된 생활 속에서 과학 이론을 개발한다. 이전까지의 과학적 전통이 무엇이었는지, 또한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당대의 다른 과학자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당대의 역사적․문화적 분위기와 각종 사건들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제대로 고려되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일반인들에게 퍼져 있는 천재 과학자의 상은 편파적이고 일면적인 것이다. 따라서 과학학을 전..

과학사 이야기 2016.04.24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4: 근대 과학을 생각함

① Bridging World History (09년 08월 31일) Unit 18. Rethinking The Rise of the West 현재 우리는 전지구적인 정치 경제적 상호작용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화는 동양이 아닌 서양 문명에 의해 이루어졌다. 15세기 이후 유럽은 경험과학의 비약적 발전, 인도 항로 및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근대 산업혁명, 정치혁명 및 근대 국가의 형성, 제국주의의 팽창 등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정치 및 경제의 영역을 동양으로 확대했다. 과연 ‘세계화’라는 역사적 사건을 가능하게 한 가장 핵심적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역사학자들은 이 물음에 대해 ‘산업화’라고 답한다. 석탄을 사용한 증기기관의 개발 이후, 증기기관의 엄청난 생산성은 상품의 생산 뿐..

과학사 이야기 2016.04.23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3: 근대 초 과학, 사회, 종교

제14주 : 근대 초 과학, 사회, 종교 개리 아브라함,「머튼 논제에 대한 오해 : 역사와 사회학의 경계에 대한 논쟁」 머튼 논제. 저자는 머튼 논제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으로 자신의 논문을 시작하고 있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에 의하면 자본주의 발전에 프로테스탄티즘(청교도주의)이 중요한 영향력을 끼쳤다. 베버의 주장은 사회 발전에 문화적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17세기 영국 사회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이 과학 활동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머튼의 논제도 베버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개인의 종교적인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견해, 특히 과학적 활동이 종교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견해가 당시의 영..

과학사 이야기 2016.04.22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2: 프란시스 베이컨, 자연 지식의 새로운 이상

제13주 : 프란시스 베이컨, 자연 지식의 새로운 이상 윌리엄 이어먼,「자연의 비밀에서 공공적 지식으로」 전통적으로 지식을 비밀시하는 것은 사회적 권력을 유지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지식의 공적 성격이 강조된다. 인쇄술은 개념들을 의사소통하는 데 있어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세까지 학문적 공동체는 특권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이었으며, 이 공동체에서는 고대의 숨겨진 지혜를 복원하려 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저술한 ‘비밀의 책’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지식을 통해 물질세계에서 무한히 많은 것들이 가능해진다고 믿었으며, 자연의 힘은 신비에 가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의 신비적 성격으로 인해 지식은 소수에게만 비밀리에 계승되어야 하며, 지혜는 대중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전통 또한..

과학사 이야기 2016.04.21

이해함과 만족함에 대하여

요즘 아이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종류의 학원에 다닌다고 한다. 심지어 줄넘기를 가르쳐주는 학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내가 학생이던 시절 나는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만 배웠다. 그나마 우리 집 형편이 괜찮은 편이었기 때문에 학원에 다니며 공부할 수 있었다. 학원에서 하루는 영어 하루는 수학을 가르쳤고, 하루의 수업 시간은 70분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매일 딱 70분만 학원에서 배웠다. 나머지 과목들은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배웠고, 방과 후에는 교과서 및 관련 책들을 찾아서 읽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많은 과목들을 학원에서 공부하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혼자서 공부하려면 책을 거듭해서 읽어야 한다.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가..

일상 이야기 2016.04.20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1: 근대 초 의학과 생명과학

제12주: 근대 초 의학과 생명과학 하비(Harvey), 『동물의 심장과 피의 운동에 대한 해부학적 논고』에서 발췌 하비의 『동물의 심장과 피의 운동에 대한 해부학적 논고』는 피가 인체를 순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는데, 이는 1천 년을 넘게 정설로 받아들여진 갈레노스(Galenos)의 의학을 근대적 의학으로 대체한 사건이었다. 하비는 맥박이 뛰면서 심장으로부터 방출되는 피의 양을 계산하는 것과 같은 정량적인 방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결찰사(結紮絲)로 팔을 동여매어 피가 동맥을 통해 몸의 끝부분으로 갔다가 정맥을 통해 돌아옴을 보이는 실험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피는 동맥에서 정맥으로 돌아가서 다시 우심실로 복귀한다. 그래야지만 정맥이 완전히 텅 비워지고 동맥이 파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소화..

과학사 이야기 2016.04.20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10: 실험과학의 등장 - 실험 철학, 실험실, 기구

제11주 : 실험과학의 등장 : 실험 철학, 실험실, 기구 샤핀 & 섀퍼, 『리바이어던과 공기 펌프 : 홉스, 보일, 실험적 삶』중에서 보일과 홉스는 과연 실험이 지식의 기초를 제공하는지에 대해서 논쟁을 벌였다. 보일의 『새로운 실험』은 체계적인 지식 이론을 수립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험을 하고, 가설을 세우고, 인과적으로 이론화하고 설명하는지를 직접 보여주었다. 그의 책에서는 탄성, 압력, 무게 등의 개념이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며 사실과 설명 사이의 구분을 명료하게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보일은 공기의 탄성과 압력이 사실인지 가설인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는 암시적인 방식으로 실험적 철학과 그 외부의 경계를 그리려고 했다. 실험을 통해 생산된 지식의 확실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그 실험을 직접 확인하는..

과학사 이야기 2016.04.19

서양과학사 독서노트 09: 기계적 철학

제10주 : 기계적 철학 웨스트팔(Westfall), 「기계적 철학」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자연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압도적으로 감각적이다. 햇빛을 받으면 따스하고, 봄바람이 불면 그 안에서 향기로운 꽃내음이 느껴진다. 물고기나 개, 새 등과 같은 생명체를 보면 정확히 같지는 않더라도 그것들에 인간과 비슷한 영혼이 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느껴진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사람들의 의식은 기쁨, 슬픔, 두려움, 분노 등과 같은 정념들로 가득차 있고 이는 외부 세계와 엄격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오늘날 목적론적 세계관 혹은 물활론적 세계관이란 표현은 아주 비과학적이고 원시적인 세계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아주 상식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세계관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 잘 부합한다. 오히려 정말..

과학사 이야기 2016.04.18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03: 시간

3. 시간 우리가 시간의 문제를 공간에 문제와 비교해보면, 우리는 시간이 인간 존재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점을 금세 알게 된다. 시간은 공간에 비해 인간의 내적 정신과 더 긴밀하게 얽혀 있다. 비록 우리가 인간을 시간과 공간 속의 존재라고 부른다고 하더라도, 시공간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우리의 몸일 뿐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 정신의 흐름은 공간적인 연장 속에 포함되지 않은 채 시간적 질서에 따라서만 흘러간다. 따라서 우리의 내적 삶 전체를 통틀어 우리는 시간의 흐름 한 가운데 서 있다.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관통해서 흘러가는 듯 보이며, 우리는 “~이전에”, “~이후에”, “지금”, “~형성되다”와 같은 시간적인 기초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느낀다. 이렇듯 우리는 시간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우리 ..

세월호 침몰 후 2년

오늘은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그 안에 타고 있던 고등학생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희생자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흐릿해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시시각각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과 싸워나가며 과거의 기억과 조금씩 더 멀어진다. 나 역시 그러했다.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의 당혹스러움, 절망감, 분노는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퍽 수그러들었다. 그동안 나는 내 앞가림하기 바빴고 내 가족들 챙기기에 바빴다. 그래서 나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째 되는 오늘을 기념해, 세월호 사건에 대한 한 명의 시민으로서 소회를 밝혀보고자 한다. 2014년에 세월호가 침몰했고,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한국장학재단 교육기부사업..

일상 이야기 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