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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6: 원자 기제의 법칙

16. 원자 기제의 법칙 지금까지의 일련의 고찰을 통해 우리는 물질의 원자 이론이 기초하고 있는 사실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귀결되는 원자 구조에 대한 개념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이제 우리는 원자 구조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이론적 논의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는 우리에게 원자 구조가 갖는 독특한 유형의 법칙들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여기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은 원자에 대한 양자 이론과 보어의 원자 모형이다. 앞선 논의에서 우리는 이미, 원자로부터 방출된 빛이 원자들의 내부를 드러내어 주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 빛이 원자들 내부에서의 과정에 의해서 생성되므로, 빛은 원자의 구조에 대..

지인들과의 만남

어제(6월 3일) 서울 행정자치부에 출장을 갈 일이 생겨서, 그 전날(6월 2일) 퇴근한 후 서울로 올라갔다. 6월 2일에는 알고 지내는 선생님 댁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어제 아침에는 대학원 주임교수님에게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교수님께서는 가급적 빨리 논문자격시험을 통과하고 학위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를 해 주셨다. 맞는 말이었다. 교수님을 뵙고 난 뒤에는 광화문으로 가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고 행정자치부 회의에 참석한 후, 이화여자대학교에 교수로 재직 중이신 선배님을 만나 안부를 물었다. 선배님과 헤어진 후, 저녁 7시에 서울에서 출발해 동대구로 내려오는 KTX에 몸을 실으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하루 동안 아침에는 주임교수님, 점심에..

일상 이야기 2016.06.04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5: 원자의 내부 구조

15. 원자의 내부 구조 원자가 물질의 궁극적인 단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전체적인 일련의 실험들을 통해서 확실하게 밝혀졌다. 이에 관한 첫 번째 성공은 원자들로부터 전자들을 분리해낸 것에 있었다. 용액 속의 이온화된 원자들, 즉 전자를 잃거나 얻은 원자들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어쨌든 전자들은 원자들 안에 존재해야 했고, 이는 두 번째 실험적 사실 역시도 보여준 것이었다. 두 번째 실험적 사실이란 원자들이 빛을 방출하는 현상을 관측한 것이다. 빛은 단지 전기적 파동에 지나지 않으므로, 전기적인 과정들이 원자들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어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원자 구조를 정량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지지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개념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가서 더 충분하게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지금은..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4: 물질의 분해, 방사능

14. 물질의 분해: 방사능 1898년에 마리 퀴리 부인이 라듐을 발견했다는 소식은 세계로 퍼져나갔고, 미래의 예언자들은 기술적 진보에 대한 아주 대담한 꿈들에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단지 상상되기만 했던 이 꿈들이 현실화되기를 바랐다. 사람들은 미래의 세대에서는 적은 라듐 결정이 등불을 대체해서 라듐 광선들이 모든 비밀스런 장소들을 다 비추고, 작은 라듐 금속이 모든 기계들과 발전소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하리라 상상했다. 라듐이라는 이름 그 자체가 일종의 마법과 같이 들렸고, 많은 대중들에게 라듐은 중세 시대 사람들이 찾던 철학자의 돌과 같은 무엇인가를 의미했다. 특정한 의학적 치료 속성들은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모든 기술적인 희망들 중에 지금까지 현실화 된 것은 거의 없다. 시계의 시침과 분..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3: 원자의 존재

13. 원자의 존재 우리가 살펴보았던 원자 이론이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사람들로부터 잘 이해되지 못했고 모든 사람을 납득시킬 수가 없었다. 원자 이론이 연구자들 상당수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자 이론의 적대자들은 늘 있어왔으며, 오늘날에도 원리상 원자론적 개념에 반대하고 여전히 원자 이론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이런 사람들 중 상당수가 환상적으로 사변적인 경향을 가진 철학자들이며, 이들은 자연과학의 추론 방식에 의해 얻은 결과들을 근본적인 불신을 가지고 바라본다. 이들은 우리가 거시적인 차원에서 감각을 통해 관측된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시적인 차원의 것으로부터 물질이 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원자 이론에 대한 ..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2: 전기의 기본 입자, 전자

12. 전기의 기본 입자: 전자 우리로 하여금 원자 구조의 이론으로 이끈 것은 모든 물질의 속성들에 대한 좀 더 조심스러운 탐구였다. 우리가 원자의 개념을 추가했을 때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현상들은 명료하게 이해되었고, 물질이 보여주는 다양한 화학적 물리적인 속성들을 생성해내는 특성들 역시도 원자의 운동성과 배열을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껏 정당화한 것은 물질의 역학적 이론이었다. 이 이론에서는 역학적 법칙들에 따르는 원자들의 운동이 역학적 힘들에 의해 결합되어 모든 물리 법칙의 근본적인 유형을 나타내었고, 역학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설명하는 궁극적인 원리가 되었다. 한동안 이 이론은 자연을 설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했지만, 점차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 역학적 이론을 지배적..

도서관에 익숙한 삶

중학교 시절까지 나는 도서관보다는 서점과 친했다. 부산시 동래구청 앞에 있던 동광서적은 우리 동네에 있던 서점이었고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책을 좋아했던 나는 심심할 때마다 서점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책들을 구경하곤 했다. 좀 더 다양한 책들을 보고 싶을 때는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나가서 부산의 대표 서점인 영광도서와 동보서적에 갔다. 큰 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둘러보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동보서적, 동광서적은 이제는 문을 닫아서 더 이상 찾아갈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영광도서는 아직까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서점에서는 책을 구경할 수는 있지만 공부를 할 수는 없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자유롭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그래서 서점보다는 도서..

일상 이야기 2016.05.29

단순하고 만족하는 삶

라이헨바흐의 [원자와 우주] 번역을 끝내고 잠시 쉬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었다. 어느 정도 쉬었으니 다시 라이헨바흐의 책을 번역할 때가 왔다. 나에게 번역이란 공부를 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나의 경우 번역을 하면서 번역을 하는 논문이나 책이 더 정확하게 이해가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았다.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번역이라는 공부 방식보다 더 좋은 공부 방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나는 내게 맞는 공부 방식을 선택하여 작업을 할 따름이며,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 번역해야 할 책은 라이헨바흐의 [상대성이론의 공리화(Axiomatization of the theory of relativity)]다. [공리화]는 내가 석사학위 논문을 쓸 때 주된 분석 대상이 되었던 책..

일상 이야기 2016.05.28

한스 라이헨바흐, [원자와 우주] 11: 화학적 변화의 기본 입자, 원자

11. 화학적 변화의 기본 입자: 원자 이전 장에서 우리는 가장 작은 물질 입자들의 존재, 물질의 원자론적 구조가 직접적인 관측으로부터 연역될 수 없으며 추론되어야 함을 보았다. 우리가 관측하는 거시 규모의 연속적인 현상은, 오직 우리가 미시 규모에서 자연이 불연속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 현상이 서로 분리되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지금껏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추론을 물리학에서 사용하여 열적 과정을 조심스럽게 검토해보았으며, 이제 화학으로 논의를 돌려 화학에서도 동일한 개념을 찾을 수 있음을 살펴보겠다. 화학에서 원자 이론의 연원이 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는 무게의 고정 및 정수 비율의 법칙이며, 이는 돌턴의 시대 이후 원자 이론의 기초를 형성했다. 우선..

양식의 차이

토머스 쿤의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읽은 이후, 신칸트학파에 속했던 하인리히 리케르트의 [문화과학과 자연과학]을 읽었다. 독서 초반에는 책을 읽어내기가 다소 힘이 들었다. 번역의 문제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책의 문장들은 정확하고 읽기 쉽게 번역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식과 문체였다. 한동안 잘 접하지 못했던 긴 문장과 긴 문단이 이어졌고, 구체적인 사례 분석보다는 정교한 개념 분석에 방점을 둔 서술이 이어졌다. 이렇듯 낯선 것에 적응하는 것에는 늘 그랬듯 시간이 좀 걸렸다. 편한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읽다보니 조금씩 양식과 문체에 적응이 되었다. 나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몇 번 했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교과서적인 설명만을 읽던 내게 아인슈타인의 글과 하이젠베르크의 글은 일종의 신선한 ..

일상 이야기 201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