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오랜 기간 동안 학습한다. 이 학습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치들이 사용된다. 우유병을 쥐고 우유를 빨거나, 블록으로 된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뽀로로 프로그램을 보거나, 엄마 혹은 세이펜이 들려주는 동화책 이야기들을 들으며 아이는 자신이 비인간이 아닌 인간임을 조금씩 학습한다. 다채로운 색깔과 디자인을 가진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서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아이는 인간이라는 개념에 점점 더 친숙해진다. 어느 시점이 되면 아주 친숙하고 당연하고 명백한 ‘인간’이 마치 공기처럼 아이의 온몸을 감싼다. 교과서, 각종 책과 미디어 속에서 흘러나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 명백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불완전한 묘사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