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쟁에 매우 서툰 사람이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인간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쉬지 않고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쟁에서 언어는 대부분 순수한 도구로서 기능한다. 언어는 상대방과 싸우거나, 다른 상대방과 연합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언어는 유희를 위해서도 빈번하게 사용된다. 가끔씩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토크쇼를 보면 출연자들이 얼마나 맛깔나게 언어유희를 하는지 모른다. 인간들끼리 육체를 이용해 서로 합법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스포츠다.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서로 육체적인 경쟁을 한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언어적인 경쟁이다. 말을 잘하고 못하는 것은 오늘날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가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책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다소 기묘한 느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