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67

권위보다는 자유를, 환상보다는 상식을

내가 철학적인 글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읽는 이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연 세계의 본질을 기술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두 학문은 수학과 물리학일 것이다. 그리고 전문적 학문인 수학과 물리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적 재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머리가 똑똑한 사람이 수학과 물리학을 잘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나 나는 수학과 물리학의 본질적인 개념들을 ‘이해’ 혹은 ‘납득’하는 데에는 유별나게 특출한 지적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개념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철학이 특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

천천히 조금씩 걸어가기

나의 논문 “라이헨바흐의 ‘상대화된 선험성 개념’ : 그 출현과 전개”가 작년인 2020년에 학술지 [과학철학]에 게재되었다. 올해 나의 논문 “상대성 이론의 출현과 이에 따른 철학적 문제들”이 학술지 [철학연구]에 게재될 예정이다. 게다가 나는 올해 상반기에 박사학위 전공 주제시험에서 통과했다. 이제 박사학위를 받을 조건들을 다 갖춘 셈이다. 나는 과학사 시험은 2011년에, 이론철학 시험은 2019년에, 과학철학 시험은 2020년에, 전공 주제시험은 2021년에 통과했다. 영어시험은 2011년 박사과정 입학과 동시에 통과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내년인 2022년 8월까지 졸업하면 ‘수료 후 6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셈이 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년 8월까지 졸업을 못할 경..

일상 이야기 2021.05.23

느긋하게 나의 삶을 사는 일

나는 세상만사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진 일들이 하나도 없었다. 어떤 중요한 일들이 내 삶에서 일어날 때 나의 능력은 미미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뿐이고 주변의 다른 요소들이 운 좋게 작용해서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나라는 인간의 역사를 이루는 많은 요소들이 갖는 우연성의 깊이를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사람은 외부적인 요소들의 각종 변화와 부침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목표를 세워 일관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나에게 주어진 선천적인 재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인간이 자연 현상을 어떻게 이..

일상 이야기 2021.05.08

화내지 않는 것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생의 과정에 따라 적절하게 삶에서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태도를 취한다. 중학생 시절 나는 내가 운동 특히 구기종목에 그다지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더욱 더 책을 읽고 공부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래야만 상대적으로 나의 장점을 좀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르면서 성적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대학교에서 수업에만 집중해서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지만, 고등학교까지와는 달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이러한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대학교에서..

일상 이야기 2021.04.17

보통 사람의 철학

19세기에 활동했던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초인의 철학’을 제시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기존에 수립되어 있던 가치들을 전복하고 새롭게 자신만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이처럼 평범하지 않고 예외적인 사람을 그 대상으로 하는 철학을 수립해 왔다. 또한 예외적이고 뛰어난 사람들만이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다. 문자로 기록된 언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렇듯 예외적인 인물들이었고, 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읽혔으므로, 자연스럽게 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예외적인 인물들을 기준으로 인간과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모든 사람들이 글을 쓸 수 있고 컴퓨터로 자신의..

일상 이야기 2021.04.13

평범한 사람의 일상 혹은 임무

부산에서 부모님의 도움으로 박사학위 논문 작업을 며칠 째 하고 있다. 요즘에는 흔하디흔한 것이 박사학위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에 운이 좋아서 입학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대학은 나와 같은 평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졸업하기에는 참으로 버거운 대학이다. 나는 영어로 논문을 쓰지 않고 우리말로 논문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을 쓰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 어렵다. 대학 학부를 겨우 졸업했고 대학원 석사 과정 또한 겨우 졸업했듯, 대학원 박사 과정 또한 겨우 겨우 힘겹게 졸업하게 될 것 같다. 너무나 힘들고 버겁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는 것이 그나마 내가 가진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나는 나의 부족함에 초점..

일상 이야기 2021.04.11

논문 주제 시험 리뷰 에세이 수정하기

나는 박사과정을 2016년 8월에 수료했다. 수료 후 6년의 시간 동안 박사학위 논문을 쓸 수 있고, 6년 동안 논문을 완성하지 못했을 경우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나는 2022년 8월까지 박사과정 졸업에 필요한 절차를 다 마쳐야 하며, 만약 이를 못했을 경우 2024년 8월까지 박사과정을 졸업해야 한다. 나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한 과학사 시험(2011년), 이론철학 시험(2019년), 과학철학 시험(2020년)에 응시하여 통과하였으며, 올해인 2021년 1학기에 마지막 시험인 과학철학 전공주제 시험에 응시한다. 지난 2월 제출했던 주제 시험 리뷰 에세이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 4월 말까지 리뷰 에세이를 수정 보완하여 지도교수님께 제출할 예정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KCI(Ko..

일상 이야기 2021.04.10

경쟁하는 삶이 아닌 다른 삶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쟁하기보다는 그냥 나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삶으로써 좀 더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기본적인 능력이 그렇게 출중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도저히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해서 약간 잘할 수 있었던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哲學, philosophy)을 전공했다. 나의 전공은 물리학도 수학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철학 전공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오늘날 철학이라는 학문의 위상이 다른 학문들의 위상에 비해서 비교적 많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철학의 근본적인 특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일상 이야기 2021.04.04

나다운 삶을 살고 있음

나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공부를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은 별로 갖지 않았다. 그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남들보다 조금 더 늦게까지 매달렸을 뿐이고, 그래서 성적이 그럭저럭 잘 나왔다. 하지만 나는 최고로 잘하는 집단에 속하지는 못했고 그냥 적당히 잘하는 집단에 속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 주위에는 늘 나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물리학자가 되어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순진한 마음으로 부산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 보니 그 곳에서는 가장 강한 강도의 암기 위주 교육을 하고 있었고, 과학의 의미를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으며, 머리가 뛰어난 친구들이 허다했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상 이야기 2021.03.27

사람은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것

나는 학술적인 나의 역량을 다음과 같이 깔끔하게 평가하고 정리한다. 나는 근본적으로 애호가다. 나는 진지하고 노력파이기는 하지만 결코 뛰어나지 않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어떤 사람은 나에게 “제발 그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해라”고 불만을 표할지 모른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나는 거듭해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애호가이기는 하지만 그저 애호가의 수준에만 남아 있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학위를 받고 학술논문도 쓰고자 애쓰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참 쉽지 않다. 아마추어인 사람이 전문가의 영역에 진출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논문을 투고해서 한 번에 게재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 대개 처음에 논문을 투고하면 당연히 게재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엄청난 강도의 비판이 ..

일상 이야기 202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