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바쁘면서도 한가롭다. 바쁜 이유는 계속 학위논문 원고를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도서관에 논문을 최종적으로 제출하기 전까지는 매일 보고 다듬고 다듬어야 할 것 같다. 한번 제출하면 길이 남는 나의 논문이기에 애정을 갖고 계속 수정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정말 훌륭한 논문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지금껏 내가 연구한 내용의 핵심을 담아낸다는 생각으로 논문을 쓴다. 내 논문에는 지난 20년 동안의 연구 결과가 담겨 있고, 만약 어떤 사람이 내 논문을 일주일 만에 읽는다면 그만큼 확실하게 시간을 절약하는 셈이 된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내 논문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이 내가 했던 시행착오들을 겪지 않아도 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바쁘면서도 한가로운 이유는 최근 다른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