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할수록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그것은 나의 경우 결과적으로 보면 욕심을 버리는 것이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더 나에게 이로웠다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사실 나도 왜 그럴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욕심을 버리는 것이 나의 성격 혹은 기질에 더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곧장 대입 입시학원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한동안(거의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부산 시내에 있는 도서관들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읽고 싶은 책들(주로 과학의 역사와 철학에 관한 책들)을 읽었다. 만약 내가 대입 입시만을 목표로 했었다면 그런 정신 나간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한다는 행위는 퍽 소박한 것이었다. 책들은 공공시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