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이런 질문을 던진다. 대체 철학을 왜 하는가? 왜 우리는 나 혹은 나 이외의 존재 혹은 나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의미를 밝히려고 하는가? 왜 우리는 굳이 지식 혹은 기술이 아닌 ‘지혜(sophia)’를 얻으려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퍽 단순하다.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철학이 우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일까? 더 구체적으로 말해, 철학이 우리에게 먹을 것 혹은 입을 것을 주는가? 아니면 철학이 우리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할 수 있는 재화를 제공해 주는가?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만약 철학이라는 과목이 고등학교의 필수 과목이라면 철학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겠지만, 대부분 철학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