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내가 육군 장교로 군 복무를 할 때 홍천도서관 근처에서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남자 중에 군대에 정말 가고 싶어 군 복무를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철학, 특히 과학철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고 집안 형편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런 내게 철학 공부는 사치처럼 여겨졌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안식이었다. 군 복무는 내게 고통스러운 의무였다. 그래서 나는 주말만 기다렸다. 주말에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홍천도서관에서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절에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이 일어났다. 예나 지금이나 내 블로그는 그다지 인기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