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8

문재인 대통령을 기억한다

나같이 정치를 잘 모르고 정치에 관심도 별로 없는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을 기억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에 방송된 문재인 대통령과 손석희 앵커의 대담을 본 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나의 기억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제작되었던, 그의 재임 5년을 되돌아보는 5부작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뒤늦게 그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았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비슷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1주일 정도 계속 울었다. 쉬지 않고 계속 울었던 것은 아니고, 살다 보면 어김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서 하루에 꼭 한 번 이상은 울었다. 당..

일상 이야기 2022.04.29

오직 성실함만을 원리로 삼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이들 셋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기 위한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아이들이 하원하는 오후까지는 제법 여유가 생긴다. 이 시간에 나는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의 일을 한 후, 책이나 논문을 읽으면서 재야 연구자로서 활동한다. 현재 내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므로, 요즘 나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주로 논문 작성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최근에 수학사 및 리만과 헬름홀츠의 논문들을 읽었으며, 이 내용을 반영하여 상대성 이론의 철학적 배경에 대해 집필하고 있다. 아이들이 돌아오면 밤에 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 계속 일을 한다. 옷을 갈아입히고, 간식을 주고, 수시로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씻기고, 논다. 그러다 아이들이 모두 잠들면 ..

일상 이야기 2022.04.27

조심해야 하는 이유

대학 입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 100점 만점의 표준화된 시험에서 95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한 사람들을 공부를 잘한다고 잠정적으로 정의한다. 10만 명의 학생들이 있다고 할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1천 명 정도 된다고 보자. 1천 명의 학생들은 각양각색이다. 이중 지성적 추론이 태생적으로 고도로 발달한 학생들이 100명이라면, 나머지 900명의 학생들은 보통 혹은 보통이 약간 넘는 지성적 능력을 갖고 공부를 잘하게 된 셈이다. 100명의 학생들은 태어난 지성적 능력으로 인해, 이들이 어떤 종류의 환경에 처해 있었다고 해도 공부를 잘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머지 900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 이유는 지성적인 능력이 아닌 다른 것에 있다. 실제로 나머지 90..

일상 이야기 2022.04.24

제도 속에서 자유롭게 살기

나에게는 내 나름의 삶의 기준이 있는데 내 생각에 이 기준은 사회 통념적 기준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내가 볼 때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늘 미묘한 긴장이 있다. 나는 사회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제대로 살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사회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사회적 제도가 나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으며, 늘 사회적 제도 속에는 개인이 숨 쉬며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여지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개인은 어쩔 수 없이 사회와 타협하면서도 적절한 타협 지점을 찾은 후 자신만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나를 부산의 한 유명한 학원에 보내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나는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서 살았는데, 명륜동 근처에는 서전학원(구 문봉학원)이라는 유명한 학원이 있었다. 그 학..

일상 이야기 2022.04.12

아마추어 재야 과학철학자

어느덧 2022년 4월 중순을 바라본다. 나는 4월 원고 집필을 위해 수학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있다. 4월 원고가 마무리되면 기나긴 원고 수정의 작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와 같은 수정에 대해서 그다지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다. 나는 그저 그것을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받아들인다. 나는 나의 박사학위 논문이 높은 평가를 받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나는 전혀 환상 같은 것을 갖지 않고 있다. 나는 운 좋게도 서울대학교 학부에 입학하긴 했지만 결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지 못했다. 대학원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그저 과학철학 공부하는 것이 좋아서 대학원에 입학한, 학문적인 재능이 별로 없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나는 겨우 심사를 통과해서 박사학위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상 이야기 2022.04.11

역사의 위안

나는 요즘 미국의 수학자 모리스 클라인(Morris Kline)이 쓴 수학사를 읽고 있다. 나는 수학사를 읽을 때마다 일종의 위안과 좌절을 느끼곤 한다. 수학사의 위안이란 수학 역시 아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이어지고 변화되어 온 학문임을 확인하는 데 있다. 어쩌면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인간 사고의 진화 결과를 보여주는 인류의 유물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수학은 인간이 사고를 통해 자연 세계를 분석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여러 시도 및 성공을 보여준다. 수학의 역사는 인간이라는 생물 종이 지구 위에서 살아가며 주변 자연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그 결과를 개념화시킴으로써 자연과 상호작용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나에게 수학사가 주는 좌절이란, 수학에서 화려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행적을 읽으면서 느..

일상 이야기 2022.04.10

사소한 걱정들

수학사를 읽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재미있다. 내가 예전에 과학고등학교에서 공부할 때,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면 독서실에서 각자의 책상에 자리를 잡아 밤 10시 정도까지 공부를 했다. 그런데 그때 나는 대부분의 경우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를 읽거나 문제집을 푼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서 혹은 학교 도서관에서 과학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빌려서 읽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수학자이자 수학사학자였던 하워드 이브즈의 수리철학 책과 수학사 책을 한 친구로부터 빌려서 읽었다. 그때도 나는 수학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내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나는 요즘 수학자이자 수학사학자였던, 이제는 고인이 된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사상사]를 읽으면서 큰 재미를 느낀다. 수학을..

일상 이야기 2022.04.06

4월의 시작

올해 1월부터 틈틈이 계속 학위논문 작성 작업을 했다. 4월 말까지는 학위논문의 결론을 제외한 나머지 장들의 초고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부는 언제든 부족한 법이다. 왜냐하면 어떤 한 개인이 자신이 관심을 가진 주제와 관련한 모든 문헌들을 다 읽고 소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글쓰기를 마냥 미룰 수는 없다. 우선 시간 제약이 있다. 수료 후 최대 8년까지 박사학위 논문을 써서 심사에 통과해야만 한다. 다음으로 사람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나에게도 내 나름의 독창적인 생각이 있으므로, 그러한 나의 생각을 일정한 양과 형식을 갖춘 글로 써서 세상에 내놓아야 이 분야의 연구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나는 확실..

일상 이야기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