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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는 것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생의 과정에 따라 적절하게 삶에서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태도를 취한다. 중학생 시절 나는 내가 운동 특히 구기종목에 그다지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더욱 더 책을 읽고 공부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래야만 상대적으로 나의 장점을 좀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르면서 성적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대학교에서 수업에만 집중해서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지만, 고등학교까지와는 달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이러한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대학교에서..

일상 이야기 2021.04.17

보통 사람의 철학

19세기에 활동했던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초인의 철학’을 제시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기존에 수립되어 있던 가치들을 전복하고 새롭게 자신만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이처럼 평범하지 않고 예외적인 사람을 그 대상으로 하는 철학을 수립해 왔다. 또한 예외적이고 뛰어난 사람들만이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다. 문자로 기록된 언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렇듯 예외적인 인물들이었고, 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읽혔으므로, 자연스럽게 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예외적인 인물들을 기준으로 인간과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모든 사람들이 글을 쓸 수 있고 컴퓨터로 자신의..

일상 이야기 2021.04.13

평범한 사람의 일상 혹은 임무

부산에서 부모님의 도움으로 박사학위 논문 작업을 며칠 째 하고 있다. 요즘에는 흔하디흔한 것이 박사학위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에 운이 좋아서 입학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대학은 나와 같은 평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졸업하기에는 참으로 버거운 대학이다. 나는 영어로 논문을 쓰지 않고 우리말로 논문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을 쓰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 어렵다. 대학 학부를 겨우 졸업했고 대학원 석사 과정 또한 겨우 졸업했듯, 대학원 박사 과정 또한 겨우 겨우 힘겹게 졸업하게 될 것 같다. 너무나 힘들고 버겁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는 것이 그나마 내가 가진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나는 나의 부족함에 초점..

일상 이야기 2021.04.11

논문 주제 시험 리뷰 에세이 수정하기

나는 박사과정을 2016년 8월에 수료했다. 수료 후 6년의 시간 동안 박사학위 논문을 쓸 수 있고, 6년 동안 논문을 완성하지 못했을 경우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나는 2022년 8월까지 박사과정 졸업에 필요한 절차를 다 마쳐야 하며, 만약 이를 못했을 경우 2024년 8월까지 박사과정을 졸업해야 한다. 나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한 과학사 시험(2011년), 이론철학 시험(2019년), 과학철학 시험(2020년)에 응시하여 통과하였으며, 올해인 2021년 1학기에 마지막 시험인 과학철학 전공주제 시험에 응시한다. 지난 2월 제출했던 주제 시험 리뷰 에세이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 4월 말까지 리뷰 에세이를 수정 보완하여 지도교수님께 제출할 예정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KCI(Ko..

일상 이야기 2021.04.10

경쟁하는 삶이 아닌 다른 삶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쟁하기보다는 그냥 나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삶으로써 좀 더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기본적인 능력이 그렇게 출중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도저히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해서 약간 잘할 수 있었던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哲學, philosophy)을 전공했다. 나의 전공은 물리학도 수학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철학 전공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오늘날 철학이라는 학문의 위상이 다른 학문들의 위상에 비해서 비교적 많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철학의 근본적인 특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일상 이야기 2021.04.04

나다운 삶을 살고 있음

나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공부를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은 별로 갖지 않았다. 그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남들보다 조금 더 늦게까지 매달렸을 뿐이고, 그래서 성적이 그럭저럭 잘 나왔다. 하지만 나는 최고로 잘하는 집단에 속하지는 못했고 그냥 적당히 잘하는 집단에 속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 주위에는 늘 나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물리학자가 되어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순진한 마음으로 부산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 보니 그 곳에서는 가장 강한 강도의 암기 위주 교육을 하고 있었고, 과학의 의미를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으며, 머리가 뛰어난 친구들이 허다했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상 이야기 2021.03.27

사람은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것

나는 학술적인 나의 역량을 다음과 같이 깔끔하게 평가하고 정리한다. 나는 근본적으로 애호가다. 나는 진지하고 노력파이기는 하지만 결코 뛰어나지 않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어떤 사람은 나에게 “제발 그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해라”고 불만을 표할지 모른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나는 거듭해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애호가이기는 하지만 그저 애호가의 수준에만 남아 있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학위를 받고 학술논문도 쓰고자 애쓰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참 쉽지 않다. 아마추어인 사람이 전문가의 영역에 진출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논문을 투고해서 한 번에 게재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 대개 처음에 논문을 투고하면 당연히 게재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엄청난 강도의 비판이 ..

일상 이야기 2021.03.20

정인경 작가의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읽고

얼마 전 정인경 작가의 [모든 이의 과학사 강의]를 읽었고, 방금 막 그가 쓴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읽었다. 둘 다 좋은 책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턴의 무정한 세계]가 더 마음에 든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과학 이야기가 새로웠고 흥미로웠으며 퍽이나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이의 과학사 강의]에서의 내용들은, 내가 과학사 과학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소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내가 잘 모르는 동아시아 과학사와 한국 과학사의 시각에서 쓰인 글이 참신하게 다가왔고 사뭇 큰 자극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작가가 온전한 자신의 언어로 과학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우리말 문장들의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힌다. 나의 기준으로 볼 ..

과학사 이야기 2021.03.19

오명 전 부총리님을 뵙기 전

오명 부총리는 1940년에 2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1958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경기고등학교 3학년 때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결심했는데, 당시 김원규 교장선생님의 말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육사로 가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육사 생도 시절 4년 동안 이전까지의 독선적이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완전히 개조했다. 또한 군대 무기 체계가 전자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전자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1962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에 편입하여 1966년에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미국으로 유학, 1972년에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육군사관학교 교수(1966~1979)..

과학관 이야기 2021.03.18

과학철학의 난해함

늘 느끼지만 과학철학과 관련된 정식적인 학술활동의 기준은 과학철학 애호가의 수준을 한참 넘어선다. 나는 과학철학을 좋아하기에 지금까지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문적인 학술활동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나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나의 선천적인 재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력만으로 만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마냥 애호가 수준의 활동만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실력이 무척이나 부족하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이 분야의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호가 수준이 아닌 학술적인 수준의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특정한 주제들에 대한 연구는 계속 나름대로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라이..

일상 이야기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