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차동우 교수님을 존경함

강형구 2023. 5. 30. 10:21

   나는 지금껏 여러 번 인하대학교 물리학과의 차동우 교수님(명예교수)에 대한 나의 존경심을 표현해 왔다. 나는 이러한 존경심을 다시 한번 표현할 필요성을 느낀다. 나는 과학사 및 과학철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로서 이러한 존경심을 표현함을 밝힌다. 나는 물리학자가 아니므로 물리학 연구자로서 이와 같은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 차동우 교수님을 책을 통해 알았다. 교수님은 [물리 이야기](로이드 모츠)와 [새로운 물리를 찾아서](바바라 러벳 클라인)라는 물리학 역사책을 번역하셨고, 학생이던 나는 이 책들을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에는 교수님께서 물리학 강의록들을 책으로 출판하셨음을 알았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교수님께서는 물리 철학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알버트의 [양자역학과 경험]을 번역하셨음을 알았다. 교수님께서는 웨스트폴의 [뉴턴의 물리학과 힘], 뉴턴의 [광학], 러더퍼드의 [방사능], 피터 갤리슨의 [상과 논리],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번역하여 출간하셨다. 이렇듯 교수님께서는 물리학자로서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신 것이다.

 

   대학생 및 교양 있는 일반인을 위한 물리학 강의에 관해서도 나는 교수님께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셨다고 본다. 유튜브에서 차동우 교수님 채널(https://www.youtube.com/@dcha)을 검색해서 찾아보면 일반 물리학에서부터 고급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아주 수준 높은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교수님의 물리학 강의록, 교수님께서 인하대학교 윤진희 교수님과 함께 출판하신 [대학 기초 물리학] 역시 중요한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더 훌륭한 것은 [대학 기초 물리학] 책(절판됨)의 전자 파일조차 교수님께서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셨다는 점이다(https://blog.naver.com/dcha/222940135041). 비록 책이 절판되어 참으로 아쉬우나, 좋은 책이 사장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공개되었다는 점은 충분히 환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차교수님은 분명 물리학자이시지만, 나는 교수님께서 아주 예전부터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대개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교수님에게서 칸트의 모습을 언뜻 보기도 한다. 칸트의 경우 자연과학과 자연과학의 역사 및 철학이 분리되지 않았다. 물론 교수님께서는 칸트와 달리 독창적인 역사서 혹은 철학서를 직접 집필하시지는 않았으나, 그 학문함의 태도와 방법에 있어서 칸트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된다.

 

   나는 지금까지 차교수님을 꼭 한 번 뵈었다. 인하대학교에 방문하여 교수님의 특강에 참여한 후 교수님과 함께 식사했다(2019년 5월 하순). 이후 가끔 연락을 드렸다. 최근에는 한 서점에서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번역 출간하신 것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연락을 드렸더니, 감사하게도 번역하신 책을 우편으로 보내주셨다. 나는 물리학 애호가이지만 물리학자는 아니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 연구자로서 나는 물리학 원전과 물리학 역사 및 철학 저서를 번역하신 교수님을 존경한다. 실제로 우리는 좀 더 물리학의 고전들을 번역 및 연구할 필요가 있다. 교수님과 같은 물리학자가 그런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나와 같은 과학사 및 과학철학 연구자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며, 물리학자와 과학사 및 과학철학 연구자가 협업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동우 교수님에 대한 나의 신뢰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형성되었으니 충분히 믿을 만하다. 나는 물리학자가 아닌 과학사 및 과학철학 연구자로서 교수님의 뒤를 잇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에 관한 연구는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 이 연구를 많은 사람이 할 필요는 없지만, 이 연구 전통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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