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이야기

카르납, [부분적으로 해석된 형식체계] 요약 정리

강형구 2015. 11. 21. 21:48


23. 물리적 연산규칙(calculi)과 그 해석

 

   우리는 먼저 연산규칙을 구성하고, 해당하는 물리 이론이 실질적 내용(factual content)을 갖는 해석된 체계가 될 수 있도록 의미론적 규칙의 형식을 띤 해석을 부여한다. 이론물리학에서는 주로 연산규칙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연역해내는 작업을 한다. 실험물리학에서는 이 연역 결과를 해석하고 실험을 통해 해당 이론을 시험한다. 대표적인 예로 열팽창 이론을 살펴보자.

     

 (의미론적 규칙)

는 시각

에 센티미터 단위로 나타낸 물체

의 길이이다.

는 시각

에 섭씨 단위로 나타낸 물체

의 절대 온도이다.

는 물체

의 열팽창 계수를 나타낸다.

은 고체 물체의 집합을 나타낸다.

은 철 물체의 집합을 나타낸다.

 

(공리, 혹은 의미론적 규칙에 의한 물리 법칙)

모든

에 대해서 [만약

이고

,

,

,

,

이면]

이다.

모든

에 대해, 만약

이고

라면

이다.

 

   만약 우리의 측정 도구가 주어진 전제를 확증(confirmation)했다고 하자. 주어진 전제로부터 시작하여 연역을 진행하면 관찰 결과를 예측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도출된 결과는 다른 측정을 통해서 시험될 수 있다.

 

(도출 2)

(전제)

1.

이다.

2.

이다.

3.

4.

5.

(공리1)

6. 모든

에 대해서 [만약

이고

,

,

,

,

이면]

이다.

 

(따름정리)

7. 모든

에 대해서

인 경우에만(iff)

이다.

(6)(7)에 의해서,

8. 모든

에 대해서, (6)에 제시된 전제를 만족할 때,

이다.

(1), (3), (4), (8)에 의해서,

9. 모든

에 대해서,

이고

이고

이면

이다.

(공리 2)

10. 모든

에 대해, 만약

이고

라면

이다.

(1), (2), (10)에 의해서,

11.

(9), (11), (5)에 의해서,

12. 모든

에 대해, 만약

이고

이면,

이다.

(따름정리)

13.

(12), (13)에 의해,

결론.

 

  

   위와 같이 어떠한 물리 이론도, 특정한 연산규칙과 그 규칙을 해석할 수 있는 의미론적 규칙들의 체계로 구성되는, 해석된 체계의 형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수학적 정리와 물리학적 정리의 차이점은 그 정리의 참됨이 어떤 성질을 띠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학적 정리와는 달리 물리학적 정리의 경우 우리가 의미론적 규칙을 알 때에만 그 참됨을 결정할 수 있다. 우리는 의미론적 규칙이 지시하는 성질에 대한 관찰을 통해 그 정리의 참됨을 판단한다.

 

24. 기초적 용어와 추상적 용어

 

   이론을 세우는 데 있어서의 원초적 용어를 추상적 용어로 해야 할까 아니면 기초적 용어로 해야 할까? 만약 기초적 용어를 원초적 용어로 삼는다면, 기초적 용어를 초석으로 삼아서 단계적으로 가장 추상적인 용어들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첫 번째 방법의 장점은 이론 체계와 관측 결과 사이의 관계를 명백하게 드러내주고, 주어진 용어에 대한 경험적 근거가 있는지의 여부를 쉽게 검사할 수 있게 해주는 데 있다

 

   하지만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았을 때 물리학자들은 두 번째 방법을 더 선호했다. 이 방법은 몇몇 추상적인 용어들을 기초적 용어로 선정한 뒤 아주 일반적인 기초 법칙들을 공리로서 도입한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서 덜 추상적인 용어들을 차례로 정의해나간다. 이 경우에 의미론적 규칙은 이론 체계의 기초적 용어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는 못하고 다만 긴 정의의 사슬을 거쳐서 간접적으로만 관계를 맺게 된다. 우리는 오직 기초적 용어를 포함하는 단칭 문장들만을 시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오직 이러한 문장들을 명쾌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25. 물리학에서의 이해

 

   최근 물리학에서는 이론을 구성하고, 시험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형식화(formalization)”로서, 이는 해석이 포함된 연산규칙을 구성하는 것이다. 몇몇 학자들은 유비관계 혹은 모형을 구성함으로써 과학적 이해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모형을 구성하는 것은 미적이거나 교훈적인 혹은 발견법적인 가치를 지닐 수는 있지만 물리 이론을 적용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알려진 사실들을 기술하거나 새로운 사실들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이 이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해당 물리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리학자들은

의 의미와 양자역학의 법칙들을 정확히 일상적인 언어로 번역할 수 없을지라도 그것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090209부분적으로해석된형식체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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