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장거리 달리기 선수라고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 나는 장거리 육상 선수이며, 유명하지 않고, 경기 실적도 뛰어나지 않지만, 계속 달린다. 혹은 다른 비유도 있다. 나는 무명의 복싱 선수이며 공격형이라기보다는 수비형이지만, 근성과 고집이 있어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는 한순간도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으며 매 순간이 치열한 전투임을 잊어본 적이 없다. 우리가 죽기 전까지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인간의 모든 개인적인 업적들은 개인적인 투쟁 속에서 힘겹게 만들어진다. 글을 쓰는 활동은 나라는 인간에게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예를 들어 ‘번역’이라는 작업은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쓰인 문장들을 나의 모국어 문장들로 옮기는 작업이다. ‘논문 집필’이라는 작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