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8

독립적인 과학철학 연구자

나의 관심 분야는 광범위한 편이다. 나는 인문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수학과 물리학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컴퓨터, 행정학, 법학 등에도 관심이 많다. 철학 중에서도 나의 관심을 가장 사로잡은 분야가 과학철학이라 세부 전공으로 과학철학을 선택했을 뿐이다. 나는 시간이 날 때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는 것을 즐겨한다. 그러니까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특정한 분야에 관해서만 편식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나는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잘 끌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회적인 제도들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자 애쓴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제도를 활용했고, 서울대학교의 졸업 학점..

일상 이야기 2022.06.28

강형구, 과학철학의 친구

최근에 나는 국내의 2개 철학 학회로부터 학술 논문심사 의뢰를 받았다. 내가 논문심사를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논문심사를 끝냈다. 나의 박사학위 논문 또한 그 초고가 완성되었다. 이 초고가 논문심사 과정에서 얼마나 수정될 것인지 지금으로서 잘 알 수 없지만, 초고를 계속 수정해나가면 졸업은 가능하리라고 예상한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졸업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나는 내가 뛰어난 과학철학 연구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 역시 우리나라 과학철학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그래서 학위를 받은 이후에도 계속 과학철학 연구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계속 논리경험주의 과학철학(한스 라이..

책은 살아 있다

나는 책을 노트북이나 핸드폰으로는 거의 읽지 않는다. 노트북이나 핸드폰 속 전자 파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종이로 된 견고한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것을 선호한다. 나는 책장을 폈을 때 내 손끝에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을 좋아하고, 종이 위에 연필이나 샤프 펜슬로 줄을 그을 때 들리는 사삭거리는 소리를 좋아한다. 내게 종이로 만든 책은 여전히 가장 선호하는 형태의 정보 매체이다. 나라는 소비자는 아직 실물 형태의 책을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은 영상이 유행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 감동하는 사람보다 영상을 보며 감동하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책이 줄 수 있는 감동의 고유함이 살아 있다고 믿는다. 책이라는 매체의 본질은 그것이 일정량..

일상 이야기 2022.06.20

과학으로부터의 자유

내가 서점과 도서관을 좋아했던 것은 그 속에서 일종의 ‘자유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서점과 도서관에는 교과서가 아닌 다양한 책들이 있었고, 나는 그러한 여러 책을 훑어보며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마음대로 골라서 읽을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서점과 도서관에서 느낄 수 있는 생각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내 마음을 이끌었던 것 같다. 특히 내가 도서관을 좋아했던 것은 그곳에 베스트셀러 이외의 책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전 발간되어 지금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않고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은 나에게 이유 모를 애정을 느끼게 했다. 나는 도서관 열람실보다는 자료실의 서가가 좋았고, 자료실 구석에 놓여 있는 책상에서 책 읽는 것이 좋았다. 돌아보면 그것은 참 한가한 시간이었다.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과학철학 연구자의 삶 살기

나는 지금까지 총 6권의 과학 관련 책을 번역했는데, 그중 4권이 과학철학자 한스 라이헨바흐(Hans Reichenbach, 1891-1953)가 쓴 책이다. [양자역학의 철학적 기초](2014년), [상대성 이론과 선험적 지식](2015년), [원자와 우주](2017년), [상대성 이론의 공리화](2020년). 라이헨바흐가 쓴 [시간과 공간의 철학], [자연과학과 철학], [코페르니쿠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는 이미 다른 역자 선생님에 의해서 번역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번역이 될 필요가 있는 라이헨바흐의 책으로는 [경험과 예측], [시간의 방향], [기호논리학], [확률론] 등이 있다. 라이헨바흐의 모든 저서들을 “한스 라이헨바흐 선집”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글로 번역하여 출판하면 좋을 것 같다. ..

일상 이야기 2022.06.13

성실한 독자이자 작가

내가 나를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는 퍽 중요하다. 나는 나를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철학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독창적이고 화려한 사상을 펼치는 사람은 아니다. 그 점에서 나는 오히려 내가 역사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는 잘 찾아볼 수 없지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사상을 역사적 문헌들 속에서 발굴해내는 게 나의 일이다. 내가 라이헨바흐의 과학철학을 부활시키려고 하는 것 역시 일종의 역사적 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지극히 평범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고 상식의 옹호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학철학자’라는 명칭은 좀 부담스럽다. 나는 과학철학을 좋아해서 계속 공부하는 사람일 뿐이다. ‘아마추어 과학철학 연구자’, ‘과학철학 애호가’라는 명칭이 내게 더 잘 어..

일상 이야기 2022.06.07

정치인 김동연의 경기도지사 당선을 환영함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정치인 김동연이 경기도지사로 당선되었다. 나의 판단으로 정치인 김동연은 결코 좌편향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가 중도적이고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김동연이 정치에 진출하여 민주당에 입당한 후 경기도지사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치인 김동연을 정치인 노무현과 비교한다. 둘 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이다. 당시 상업고등학교는 머리가 아주 똑똑하지만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가던 곳이다. 학생들은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대개 은행으로 취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김동연은 한국은행에 취직했는데, 이것은 그의 머리가 아주 좋았음을 뜻한다. 한국은행에서 일하던 김동연은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고시(행정고시, 입..

일상 이야기 2022.06.02

박사학위 논문을 다듬으며

나는 올해 5월 말까지 박사학위 논문 초고를 어느 정도 정리했다.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논문 수정 보완 작업에 들어간다. 초기에 나의 문제의식은 이런 것이었다. 상대성 이론의 등장 이후 이 이론의 철학적 의의에 대한 논쟁이 활발했다. 현대 과학철학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논리경험주의 철학 역시 이러한 논쟁에 참여하면서 점차 형성되었다. 그런데 정작 상대성 이론에 대한 논리경험주의의 철학적 분석이 갖는 의의를 설명하는 문헌들을 찾기 힘들었다. 브리지먼(Bridgman)의 ‘조작주의’를 이러한 분석이라 할 수는 없었다. 브리지먼은 미국 출신의 물리학자였고 그를 논리경험주의 철학의 중심인물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논리경험주의를 대표하는 세 학자인 모리츠 슐리크(Moritz Schlick), 한스 라이헨바흐..

일상 이야기 202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