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정치인 김동연의 경기도지사 당선을 환영함

강형구 2022. 6. 2. 09:35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정치인 김동연이 경기도지사로 당선되었다. 나의 판단으로 정치인 김동연은 결코 좌편향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가 중도적이고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김동연이 정치에 진출하여 민주당에 입당한 후 경기도지사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치인 김동연을 정치인 노무현과 비교한다. 둘 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이다. 당시 상업고등학교는 머리가 아주 똑똑하지만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가던 곳이다. 학생들은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대개 은행으로 취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김동연은 한국은행에 취직했는데, 이것은 그의 머리가 아주 좋았음을 뜻한다. 한국은행에서 일하던 김동연은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고시(행정고시, 입법고시)에 합격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주 똑똑한 학생이 기를 쓰고 공부해서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무현 또한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짧게나마 판사 생활도 했다. 이것이 두 사람의 비슷한 점이다.

 

   그러나 이후 노무현과 김동연의 삶은 달라졌다. 노무현은 대학에 굳이 진학하지 않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민주화에 앞장섰다. 김동연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동연은 정부 조직에서도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 승승장구하며 차관의 자리까지 올랐고, 이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엘리트의 길을 간 것이다. 하지만 김동연의 특이함은 그가 기득권에 편에 서지 않고, 변화와 혁신, 다수를 위한 정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는 본인이 엘리트이면서도 소수가 아니라 다수가 공정하고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 자신이 가난 속에서 치열한 노력을 통해 성공을 거둬 대한민국 사회 조직의 혜택을 톡톡히 받은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심상정이 상징하는 정의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압승 속에서 김동연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었다는 것에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김동연은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서울대’(학부) 출신도 아니다. 분명 다수의 시민은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지식인들의 공헌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정의와 진리를 자기 편에 두고 시민들을 가르치려는 정치인들, 자신들의 내부 논리와 위계질서에 발이 묶여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냉정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사람들은 유능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소통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하는 것이 정치라면, 옳음과 정의만을 바라보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수단을 써서든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옳음과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더 포용하고, 더 타협하고, 더 소통하고, 더 유능해져야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 과학기술, 예술 등 다양한 분야 출신의 인물들을 그저 명목상으로만 영입하지 말고 이들이 정당 안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정당이 사람들로부터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승리하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비열하다’, ‘불공정하다’, ‘믿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돈과 권력이 아니라 상식과 공정함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놈이 그놈’인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건 저놈이 아닌 그놈’인 정당이 되어야 한다.

 

   중도적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정직한 길을 걷고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으며, 엘리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정치인 김동연의 당선을 환영한다. 그의 당선이 이후 우리 정치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리나라에는 노무현과 같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김동연과 같은 정치인 또한 필요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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