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 이야기

서울 출장을 다녀오며

강형구 2016. 5. 13. 18:17

 

 

   오늘 나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공공기관 성과관리 세미나 참석차 서울에 올라왔다. 서울 여의도에는 한국을 움직이는 굵직한 기관들이 밀집해 있어, 여의도에 도착하니 대구에서 생활하는 나로서는 우리 사회의 심장부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나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동의했고, 국가의 주요 기능들이 수도권에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확실히 우리나라에서 서울은 다른 지역과는 크게 차별화되어 있다. 서울에 온 내가 스스로를 중앙이 아닌 지방 시민이라고 강하게 의식하는 것을 봐도 그러하다. 한 나라의 수도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은 중앙정부가 정부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민간부문의 전문성이 필요하거나, 정부 내에 공식적인 조직을 별도로 만들기 어려울 때 공공기관을 만든다. 공무원의 신분은 헌법이 보장하지만, 공공기관 직원의 신분은 해당 기관과 관련된 법률과 그 기관의 내부 규정이 보장한다. 정부, 특히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공공기관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이를 공공기관 경영평가라 한다. 현재 나는 교육부 산하에 있는 학자금지원기관인 한국장학재단 경영기획실의 성과평가팀에 소속되어 있다. 성과평가팀은 기관 경영평가, 기관 내부경영실적평가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나는 기관 성과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오늘 공공기관 성과관리 세미나에 참석했다. 공공기관 성과관리와 관련하여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기관별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재단은 이미 성과연봉제 확대를 올해 4월에 시행했기 때문에, 오늘 세미나에서는 이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타 기관들의 성과연봉제 적용 현황이나 효율적인 내부성과 관리체계 구성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으로 만족했다. 다시 대구로 돌아와야 하기에 세미나가 끝나기 조금 전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은 대구로 향하는 고속열차 안이다. 대구에 도착하면 저녁이 될 것이고, 아내가 기다리는 집에 도착하면 늦은 밤이 될 것이다.

  

   세미나를 들으면서 직장인으로서의 나 자신에 대해서 좀 큰 그림을 그려보았다. 2012년에 재단에 입사한 나는 현재 5년째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3년 동안은 교육기부사업부에서 대학생 지식봉사 사업을 운영했다. 1년 차에는 사업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지만, 이후 2년 동안은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나름대로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 후 1년 동안은 경영기획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중점 추진 정책인 정부3.0 정책을 전담했다. 며칠 전 ’15년 공공기관 정부3.0 평가 결과가 발표되었고, 4등급 중 2번째 등급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수등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자부한다. 아마도 나는 경영기획실에서 1년 반 이상 더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동안에 내가 맡게 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내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5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나는 이러한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에 불과하다. 나로서는 직장에서 내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해서 조금이나마 이 일에 발전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는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아내와 더불어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기를 바란다. 올해 겨울에 아내와 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우리의 아이를 정성껏 기르리라. 결국 나의 아이 또한 아내와 나처럼 이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니, 때때로 밉고 싫더라도 우리나라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생각이다. 가끔씩 이렇게 삶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면, 다시 내일을 살아가는 동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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