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 이야기

직장인으로서의 나

강형구 2015. 10. 29. 21:59

 

   군대에 있을 때 나는 11사단 통신대대의 무선소대장과 본부중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대학원 석사 시절에 나는 과학철학 전공자로 인문대학 철학과 BK21 사무실에서 조교로 일했다. 20121월부터 5월까지 한국장학재단에서 나는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 사업 운영을 지원했다. 이후 20126월부터 20152월까지 대학생 지식봉사 사업의 주 담당자로 일했다. 20152월부터 7월까지는 기획재정부 예산실 교육예산과에서 파견직원 자격으로 2015년 예산 심의를 지원했다. 20158월부터 지금까지 한국장학재단 경영기획실 성과평가팀의 팀원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일하면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조금씩 능숙해지고 있다. 요즘은 업무 시간에 해야 할 업무를 처리한 후 남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원칙적으로 업무에 관한 문서를 보는 일은 끝이 없다. 가장 기본이 되는 사업계획 문서를 여러 번 읽으면 좋고, 내가 소속된 팀이 아닌 다른 팀의 문서를 읽어도 좋다. 재단 차원에서 공지한 글들을 읽어도 좋고, 재단의 정관이나 규정을 읽어도 좋다. 이런 다양한 업무적 글들을 읽어도 시간이 남으면, 재단 홈페이지나 교육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언론 보도자료를 읽는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한국교육개발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간행물들을 읽는다.

 

   내가 지금까지 군대, 대학원, 직장에서 공식적인 업무를 하면서 갖게 된 개인적인 지침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그 일을 기한에 맞게 끝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직장 생활의 모든 것은 결국에는 이 지침을 위한 것이다. 부서의 업무 분장을 보면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나는 이 일들을 하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는 것이며, 이 일들을 통해 매달 월급을 받는다. 업무 분장에서 내게 주어진 일은 반드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일의 성과가 일을 하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서 다소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직장 선후배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문제에 대해 나는 아직까지 확고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비추어볼 때, 업무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그 사람이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상관없이 그 직책과 역할에 맞게 대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많아지고 직책이 중요해진다고 해서 거만해지거나 불합리하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아무리 팀장이 되고 부장이 되어도 부하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부장이 할 일, 팀장이 할 일, 대리나 주임이 할 일은 서로 다르다. 직책이 높아질수록 더 여유롭고 능숙하게 일하는 분들이 멋지다.

 

   아직 내게 부족한 것은 여유로움과 자신감이다. 업무 시간에 강박적으로 쫓기듯이 일하는 습성을 완전히 고치지 못했다. 바쁜 와중에서도 동료들끼리 여유롭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롭게 생각하고 직장에 있는 나의 자리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야 좀 더 성숙한 직장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잘 알고 내 일을 처리하는 절차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생긴다. 나는 직장 생활 4년차 직원으로서 공공기관의 행정 처리절차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내가 직장 업무에 관한 법률이나 규정을 능숙하게 꿰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특별하게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직장인이기보다, 착실하게 안정적으로 업무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다. 얼핏 보면 지루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믿음이 가고 진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 시류와 사람에 편승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일관되고 꾸준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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