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366

국립목포대학교에서의 한 학기를 지낸 후

어느덧 국립목포대학교에서의 첫 학기가 지났다. 교양학부에 소속된 나는 이번 학기에 ‘MNU 대학생활’, ‘디지털 문서와 콘텐츠’, ‘로봇의 윤리학’ 과목을 강의했다. 비교적 급하게 교수 임용이 결정되다 보니(아마 2월 20일 저녁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것이다),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는 일은 그다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의 일들을 무사히 끝내고 한숨 돌리고 있다. 나름 무탈하게 첫 학기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적잖은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선 나는 국립대학교의 교수직을 내가 30세(2012년 1월)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임해 왔던 공직(公職)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본다. 내가 30세 때부터 공공기관 직원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의 중앙 공공기관(한국장학재단, 국립대구과..

일상 이야기 2024.06.22

결혼 10주년을 맞이하여

나는 아내와 2014년 5월 31일 부산 온천장에 있는 호텔농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후에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Paris)에 일주일 정도 머무르다 왔다. 결혼식 이후 벌써 10년이 지났다. 아내와 나는 둘 다 가난한 대학원생이던 시절에 서로 사귀기 시작했다. 그게 2010년 5월 15일이다. 우리는 4년 동안 연애한 후 결혼했다. 사실 우리는 2013년 봄에 결혼하고 싶었지만, 마침 누나가 그해에 결혼했기에 우리는 한해 더 기다렸다. 내가 32세, 아내가 30세 때 결혼했다.    결혼했을 때 우리는 주말부부였다. 나의 직장이었던 한국장학재단은 서울에, 아내의 직장인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에 있었다. 나는 서울에 있는 투룸에서 지냈고, 아내는 대구에 있는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 지냈다. 그랬기에 우..

일상 이야기 2024.06.19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쁨

나와 아내 사이에는 아이가 셋 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애가 셋 있다고 하면, 듣는 사람마다 “애국자시네요”라고 한다. 그런데 오해하면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아내와 내가 아이를 갖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자세한 사정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부부는 이른바 ‘난임 병원’이라는 곳에 오래도록 다녔다. 대구에 사는 우리는 동대구역 근처에 있는 ‘마리아 병원’에 주기적으로 다녔다. 둘째, 처음부터 우리가 아이 셋을 바랐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첫째를 가진 이후 둘째를 바랐을 뿐, 둘째와 셋째까지를 예상하지는 못했다.    우리 가정의 재정 형편이 아이 셋을 거뜬히 키울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세종시 기획재정부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 알게 된 어떤 사무관의..

일상 이야기 2024.06.15

검소하게 절약하는 삶

내가 어른이 되어서 좋았던 것은 더 이상 옷을 자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이던 시절부터 나는 외모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집에 있는 옷을 꺼내 입었고, 머리도 대충 빗질 몇 번을 해서 손질하는 게 다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는 부모님께 옷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이 없다. 물론 레고 장난감이나 게임기, 게임팩 등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은 많다. 그런데 이건 취향 또는 성향의 문제인 것 같다. 레고나 게임은 한 번 사면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나. 물론 옷도 한 번 사면 계속 입을 수 있긴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멋지게 꾸미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은 약간 있었다. 한창 어릴 때는 육체적인 활동량이 지금에 비해..

일상 이야기 2024.06.11

Making Self-Documentary

나는 블로그에 일주일에 두 개 정도의 글을 올린다. 글 하나를 쓰는 데 대략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계산을 해 보면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서 블로그를 꾸려 나가고 있는 셈이며, 이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시간 투자이다. 부담 없는 글쓰기라서 굳이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기 때문에 쉽고 짧은 시간 내에 솔직하게 작성할 수 있다. 내 생각에 이런 형태의 글쓰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한글 프로그램을 열고 내가 평소에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생각한 것들을 30분 정도 쓰는 것이다. 분량은 A4 용지로 1쪽 정도 된다.    이 정도의 글쓰기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건 정말로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일상 이야기 2024.06.04

사고는 늘 우리 곁에 있다

내가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고, 내일 당장 불의의 사고로 나 또는 내 주변의 사람이 죽을 수 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저녁에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전방 터널에서 사고가 나서 차량 정체가 시작된 후, 갑자기 앞에서 달려가던 차가 속도를 늦췄고 그에 따라 나도 속도를 늦추려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마침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정지하지 못하고 내 차의 뒤를 받은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나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 없이 곧장 가던 길을 갈 수 있었다. 충돌 직후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몸이 아프다는 것을 느낄 겨를조차도 없었다. 그런데 이후 계속 운전하다 보니 머리가 아팠고 허리에서도 뻐근함이 느껴졌다.    이번에 다..

일상 이야기 2024.05.16

모르는 게 약

너무 많이 알면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참으로 모르는 게 약이다. 예를 들어, 나는 의도적으로 주식 투자에 손을 대지 않는다. 사실 의지만 있다면 주식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일부러 그러한 정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멍청한 머리로 주식 투자를 해서 이익을 낼 자신이 없고, 괜히 투자했다가 열에 아홉은 손해를 볼 것이 거의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어떤 일을 잘 못한다면, 어설프게 그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못한다고 밝히고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은 나에게는 일종의 도피처다. 책이나 논문을 펼치면 머리 아픈 일들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 세계로 들..

일상 이야기 2024.05.12

교수-되기

나는 아직 내가 교수라는 사실을 온전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나와 같은 사람이 교수가 되다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교수라는 사실은 너무나 우연히 혹은 운 좋게 일어난 일이다. 나는 세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기묘하게 느껴지면서도, 이렇게 우연한 일이 일어나기에 이 세상은 살만한 게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사실 나는 매우 진지하고 성실한 유형의 사람이긴 하며, 사람의 유형만 보면 나는 철학 교수로서 매우 적합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나는 최근에 발급받은 공무원증(교육부)을 늘 소지하고 다닌다. 그리고 나의 공무원증을 볼 때마다 괜히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내가 교육 공무원 교수가 되다니! 나의 공식적인 신분은 교수로 이미 확정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교수-되기’의 과정에 머물러 있..

일상 이야기 2024.05.05

삶에 충실하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나는 문득 이 세상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미 거의 다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에게 유일하게 남은 일은 내 삶을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그리고 내 삶의 궁극적인 지향은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열심히 연구하며 사는 것일 뿐이다. 오직 그것 밖에는 없다.    당연히 나에게는 가족이 중요하지만, 이미 가족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우리 집은 다섯 식구가 지내기 넉넉할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고, 대출금도 퍽 많이 갚아서 3, 4년 정도 지나면 빚을 모두 청산하게 된다. 아내는 직장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있고, 아이들도 이제 제법 커서 조만간 나의 도움 없이도 매일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연구..

일상 이야기 2024.04.28

블로그 글쓰기 12년

내가 이 블로그에 처음 쓴 글의 날짜는 2012년 10월 27일이다. 오늘이 2024년 4월 20일이니, 블로그를 시작한 후 꽉 채우지는 않았으나 대략 12년 정도의 세월이 지난 셈이다. 그 첫 번째 글에서도 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쓰고 있다. “조용히, 조용히, 무리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고, 평범하면서 만족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삶을 바라보는 나의 이와 같은 입장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하지만 사람이 마냥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에게도 이런저런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했고, 첫째 아이가 태어났고,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둘째와 셋째가 태어났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한국장학재단, 국립대구과학관을 거쳐 ..

일상 이야기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