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내 오른쪽 발목 복숭아뼈 아래에는 작고 물컹한 혹이 하나 있었다. 아마도 생긴 지 10년은 더 된 것 같다. 대체 언제부터 생겼을까. 내 발톱 무좀은 군대에서 생긴 것이 확실하다. 군대에서 늘 군화를 신고 행군을 해서 그렇다. 그런데 나는 발톱 무좀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물혹도 그랬다. 그냥 살기 바빴던 것 같다. 군대에서 전역한 뒤로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데 정신이 없었고, 취직 준비할 때는 직장을 얻느라 바빴으며, 직장에 들어간 뒤에는 일하고 결혼하고 공부하고 애 키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발톱 무좀과 물혹(결절종)은 애들이 좀 크면 치료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정형외과에 가서 물혹에 관해 의사 선생님께 문의를 하니, 우선 혹 안에 있는 액체를 빼보면 어떻겠느냐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