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검소하게 절약하는 삶

강형구 2024. 6. 11. 10:40

   내가 어른이 되어서 좋았던 것은 더 이상 옷을 자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이던 시절부터 나는 외모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집에 있는 옷을 꺼내 입었고, 머리도 대충 빗질 몇 번을 해서 손질하는 게 다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는 부모님께 옷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이 없다. 물론 레고 장난감이나 게임기, 게임팩 등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은 많다. 그런데 이건 취향 또는 성향의 문제인 것 같다. 레고나 게임은 한 번 사면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나. 물론 옷도 한 번 사면 계속 입을 수 있긴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멋지게 꾸미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은 약간 있었다. 한창 어릴 때는 육체적인 활동량이 지금에 비해 훨씬 많았고, 그래서 배가 고프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싶었다. 그런데 어릴 때도 음식의 맛에 대한 나의 기준이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나에게는 소고기도 맛있었고 돼지고기도 맛있었다. 가격이 저렴해도 맛있었고 비싸도 맛있었다. 어지간한 음식은 내게 다 맛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배를 채우는 게 중요했지만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육체적인 활동량이 예전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들었으므로, 음식을 적게 먹어도 충분하다. 나는 맛집을 잘 모른다. 내게는 어디서 뭘 먹어도 맛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선호하는 헤어스타일 또한 없다. 그냥 매달 머리가 좀 길었다 싶으면 아파트 단지에 있는 미용실에 가서 깔끔하게 다듬어달라고 할 뿐이다. 염색도 하지 않고, 문신을 하지도 않는다. 남성용 스킨로션의 경우, 인터넷 할인점에서 스킨과 로션이 혼합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쓴다. 향수도 뿌리지 않는다. 정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남성용 의류 가게(파*랜드)에 가서 무난하고 저렴한 걸로 사서 입는다. 만약 내게 좋은 브랜드의 옷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나의 어머니나 아내가 보다못해 사준 옷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좋은 브랜드의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노트북 컴퓨터 또는 휴대전화의 경우, 나는 ‘애플’사에서 나온 제품을 써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기능은 편리할 수 있겠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국민형(보급형) 랩탑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쓰는 것에 만족한다. 보급형 노트북 컴퓨터라고 해도 요즘은 워낙 성능이 좋아져서, 문서 및 발표 자료를 만드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휴대전화는 가급적 기계를 바꾸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중고 기계를 사서 쓴다. 나로서는 지금 갖고 있는 휴대전화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나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자주 찍지 않으며, 영상도 거의 찍지 않고, 간헐적으로 통화 기능과 문자 메시지 전송 기능을 사용할 뿐이다.

 

   며칠 전 보았던 한 영상에서는 어떤 배우가 나와 ‘최소한 50억은 있어야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품위 있게 살 수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참으로 황당했다. 내게는 전혀 그 정도의 돈이 필요하지 않다. 내가 가족들과 살고 있는 동네의 집값은 그리 높지 않다. 내가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교육 또한 철저히 국민형이다. 우리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높은 비용의 사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 나와 아내는 그런 식으로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것은 소수의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편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와 아내는 둘 다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라,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좀 더 잘 지키고 봐 준다.

 

   내가 하루에 쓰는 돈은 정말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검소하고 소박하게 사는 일이 내 체질에 딱 적합하다고 본다. 나의 아이들 역시 나처럼 이렇게 살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아이들에게 내가 이렇게 삶을 사는 것을 보여줄 수는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이 나처럼 욕심 없는 사람에게 점점 더 좋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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