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늘 주관이 뚜렷한 삶이었다. 부산과학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와 같은 철학적인 글을 읽으며 철학에 눈을 떴다. 수학자 하워드 이브스가 쓴 책인 [수학의 기초와 기본 개념]은 기본적으로 수리철학에 관한 책이었다.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러셀이 쓴 [철학의 문제들]을 읽고 요약하라고 하셨고, 이를 계기로 러셀의 책을 읽은 나는 철학에 관해 가졌던 관심을 심화시켰다. 그런데 한국의 제도에서는 철학을 하기 위해서는 이과(理科)가 아닌 문과(文科)로 옮겨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이 되자 수학과 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기본적인 학습이 끝났다. 그때가 되니 과학고등학교가 아닌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로 굳이 전학을 간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