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튼튼이의 탄생

강형구 2016. 12. 10. 21:53

 

   2016128일 오후 142분에 아내와 나 사이의 아이가 태어났다. 여자아이이고, 태명은 튼튼이. 아내와 나는 아이가 튼튼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면서 튼튼이라고 태명을 지었다. 아이가 태어난 곳은 대구 지하철 월배역 근처에 있는 여성아이병원이다. 아이의 이름은 지윤이라고 지을 예정이다. 아직 한자 이름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정확한 이유를 대기는 어렵지만, 나는 딸일 경우에는 지윤이라는 이름을 쓰고 싶었다. 아이는 3.48킬로그램의 몸무게로 태어나 건강한 편이다. 몸통에 비해서 머리가 약간 컸는데 이는 아무래도 머리가 큰 나를 닮은 듯하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입술만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쏙 빼닮았음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내가 고민했던 것은 이후의 절차들이었다. 다음 주에는 유가면사무소에 가서 출생신고를 할 예정이다. 출생신고를 할 때에는 병원에서 받은 출생증명서와 통장사본을 챙겨가야 한다. 회사로부터 받은 출산휴가 기간 동안에는 산후조리원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며 아내의 건강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 출산휴가 기간이 끝나면 구미에 계신 장모님께서 수시로 대구에 있는 우리 집에 오셔서 아이를 키우고 아내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실 예정이다.

  

   우리 튼튼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나는 튼튼이가 어떻게 생겼을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내 품에 안기자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아내의 뱃속에서 잘 먹고 자랐는지 아이의 얼굴이 통통했다. 아이가 눈을 잘 뜨지 못해서 눈은 누구를 닮았는지 알기 어려웠고, 아이의 코는 큼지막하면서도 윤곽이 뚜렷해서 나보다는 아내를 닮은 것 같았다. 다만 아이의 입술은 나의 입술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아이가 자라면서 생김새가 어떻게 달라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조카 건호와 세영처럼 우리 아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귀엽고 예뻐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부모라면 하나 같이 자신의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여겨질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 눈에는 신생아실에서 우리 아이만큼 예쁜 아이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사람의 외모보다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함이라고 믿는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지만 험하고 거친 이 세상에서 꿋꿋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아이가 예쁜 아이나 공부 잘 하는 아이가 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두루 원만하게 잘 어울리는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 일을 정말로 잘 하는지의 여부는 둘째 문제다. 예를 들어, 빵을 그럭저럭 잘 만드는 사람 역시 빵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삼아 정말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비록 그 사람이 세계 베이커리 경연대회에서 3등 안에 들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사람은 홀로 살면 고독하고 외로워서 행복해지기가 무척 어렵다. 주변에 선배, 동료, 친구가 있으면 함께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나는 삶이라는 것이 살아볼 만 한 것이며 고통과 슬픔보다는 즐거움과 기쁨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 튼튼이가 이 지구 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튼튼이가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어엿한 성인이 될 때까지 튼튼이의 성장을 옆에서 잘 보살펴주고 싶다. 그러한 보살핌이 부모로서 내가 튼튼이를 위해 해야 하는 역할일 것이다. 물론 나는 튼튼이의 삶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튼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아이의 삶을 응원하고 아이의 선택을 믿고 지지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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