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이야기

캐펠렌&르포, [맥락과 무관한 의미론] 요약 정리 02

강형구 2016. 7. 1. 06:05

 

캐펠렌(Cappelen) & 르포(Lepore), 맥락에 무관한 의미론7

  

   캐펠렌과 르포는 급진적 맥락주의(RC)가 본질적인 측면에서 경험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맥락 민감성에 대한 세 가지의 명백한 시험을 제시함으로써 RC가 거짓임을 보이고자 한다.

  

   첫 번째 시험 : 한 표현은 그것이 상호맥락적이고 비()인용적인 간접 보고들(ICDIR)을 전형적으로 차단하는 경우에만 맥락적으로 민감하다. 맥락 C에서 화자 A가 문장 S를 통해 발화 u를 했다고 하자. 이 때 발화 u에 대한 ICDIR은 맥락 C'에서 ‘AS를 말했다.’라는 문장을 통해 발화되는 u'이다. 표현 e가 맥락적으로 민감한지의 여부가 의심스러울 경우, 맥락 C에서 e를 포함하고 있는 문장 S를 통해 발화된 u를 생각한다. C와는 맥락적으로 무관한 맥락 C'에서의 u에 대한 ICDIR이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그러한 ICDIR이 있다면 이는 e가 맥락적으로 민감하지 않다는 증거가 된다. 진정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들, 기초 집합에 속하는 모든 표현들(‘’, ‘어제)ICDIR을 차단한다.

  

   RC에 대한 첫 번째 반론 : RCICDIR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표현들의 맥락 민감성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존은 준비가 되었다.’라는 표현에 대한 ICDIR이 가능하며 그런 의미에서 맥락적으로 민감하지 않다. RC는 맥락 C1, C2와는 무관한 맥락 C에서의 그녀는 존이 준비되었다고 말했어.’라는 발화가, 서로 다른 맥락에서 그녀가 말한 것에 대해 문자 그대로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또한 RC‘C1C2에서 그녀는 존이 준비되었다고 말했어.’가 참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카펠렌과 르포는 C1, C2, C에서의 세 가지 발화를 통해 존은 준비가 되었다.’라는 하나의 단일한 명제가 표현되었다고 주장한다.

  

   서로 다른 맥락 C, C1, C2의 경우, 지각적 입력값, 동반되는 활동, 사전의 대화적 맥락, 대화의 목적, 청중의 본성, 대화참여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정 등이 각각의 맥락에 따라서 다르다. 보고자는 실제의 화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 알 필요가 없다. , 무지는 간접 보고의 진리치에 영향을 미칠 필요가 없다. 보고자의 무관심 및 보고자의 잘못된 믿음 또한 ICDIR의 진리치에 영향을 미칠 필요가 없다.

  

   간접 보고들은 거짓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사례들이 자연스럽고 경험적으로도 지지된다고 생각하며,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이 같은 것을 말했다는 개념은 우리의 의사소통적 실천의 기초라고 주장한다. 간접 보고의 내용은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추상적 내용이라고 응답할 수 있는데, 이런 반론은 말해진 것이 더 풍부한 내용을 갖는다는 RC에 위배된다. 만약 발화 각각에 해당되는 명제는 발화의 맥락에 고유하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언화행위 다원주의를 긍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제시된 사례들에 대한 직관을 믿을 수 없다는 반론 또한 제기될 수 있는데, 맥락주의 논변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언어 현상에 대한 우리의 직관이므로, 이러한 반론은 맥락주의 논변 자체를 부정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두 번째 시험 :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들은 집합적 기술(CD)을 차단한다. ‘Av이다.’, ‘Bv이다.’가 각각 참인 맥락이 있을 경우, 만약 동사구 v가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이라면 ‘ABv이다.’가 참인 맥락은 있을 수 없다. 유사하게, 만약 N이 맥락적으로 민감한 단칭 용어라면 ‘NF이다.’‘NG이다.’가 각각 참인 맥락이 있다 하더라도 ‘NF이고 G이다.’가 참인 맥락은 없다.

  

   RC에 대한 두 번째 반론 : RCCD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표현들의 맥락 민감성을 주장한다. C1에서의 존스는 80kg이다.’, C2에서의 스미스는 80kg이다.’가 참인 경우에, C에서의 존스와 스미스는 80kg이다.’는 참이므로, ‘존스는 80kg이다.’라는 표현은 맥락적으로 민감하지 않다. 하지만 맥락주의자들은 이 표현을 맥락적으로 민감하다고 주장하므로 그들의 주장은 거짓이다.

  

   세 번째 시험 :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들은 상호맥락적인 비()인용적(ICD) 시험을 통과하고, 진정한 맥락 이동 논변(RCSA)을 허용한다. ICD 시험의 도식은 다음과 같다. “비록 S라 하더라도 ‘S이다.’라는 발화가 거짓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그녀라는 표현은 ICD 시험을 통과하므로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이다. 표현 eICD 시험을 통과하면 e를 포함하는 RCSA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결핍된(impoverished) CSAICSARCSA는 어떻게 구분하는가? ICSA의 경우 말하기의 맥락에서는 e가 포함되지 않지만 목표 맥락에서는 e의 사용을 기술하기 위해서 포함된다. 반면 RCSA에서는 e가 말하기의 맥락, 목표 맥락에 모두 포함된다. , 표현 e에 대한 RCSA가 되기 위해서는 말하기의 맥락 속에서 S가 의미론적으로 무엇을 표현하는지가 언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RC에 대한 세 번째 반론 : RCICDRCSA를 지지하지 않는 표현들의 맥락 민감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안다’, ‘붉다와 같은 표현들은 ICD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맥락적으로 민감한 표현들이 아니다. 또한 RC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된 이야기는 결코 RCSA의 형식을 띠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