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늘 있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같을 필요는 없으므로, 생각의 차이가 있을 때 그 차이가 무엇인지, 왜 그러한 차이가 생겼는지를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소통이 늘 의견의 일치로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의견이 서로 달라, 한 시간 동안 대화를 한 뒤에도 여전히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면 그 대화는 가치가 없는 것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서로의 관점 차이를 다시금 자세히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내가 몇몇 논리경험주의 과학철학자에게 깊은 인상을 받는 것은 그 관용적 태도 때문이다. 실제로 카르납은 ‘관용의 원리(principle of tolerance)’를 철학의 주요 원리로서 공식화한 바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