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연구 이야기

배리 데인튼, [시간과 공간] 요약 정리 13: 굽은 공간

강형구 2016. 3. 28. 07:02

 

13: 굽은 공간

(Curved space)

 

13.1. 오래된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

    지금까지의 논의에서는 시공간적 관점을 취하더라도 공간이 유클리드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수학자들은 공간이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고 유클리드 공간은 가능한 공간들 중 하나일 뿐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떤 종류의 공간인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장에서는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한 준비로, 비고전적이며 비유클리드적인 공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3.2. 편평한 공간과 굽은 공간

    논의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2차원의 면 세계를 가정하자. 2차원 세계의 거주자들은 지성적이며 기하학적 측정을 할 수 있다. 이제 2차원의 면이 구의 표면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세계의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세계가 굽어 있는지를 알 수 있을까?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직선으로 이동한 뒤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되면 세계가 굽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 구 표면의 넓은 영역에서 삼각형을 만들고 내각의 합을 재어 180도보다 더 큰 것을 확인한다. 삼각형이 차지하는 영역이 좁을수록 180도와의 차이는 작아지고 더 편평해진다. 또 다른 방법으로, 원을 그리고 원의 지름과 둘레의 비율을 측정해본다. 원이 클수록 평면에서의 원주율인 π=3.141592...보다 더 작은 값을 얻는다. 원주율과의 차이는 표면이 좁아질수록 더 작아진다.

  

   구 표면에도 직선 개념 및 평행선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까? 평면에서의 직선과 유사하게 대응하는 개념이 구면에도 존재한다. 직선이란 두 점 사이를 잇는 가장 짧은 경로이다. 구면에서 임의의 두 점이 주어졌을 때, 두 점 사이를 잇는 최단거리는 대원의 일부이다. 각각의 대원은 구면의 둘레이다. 평면에서의 직선에 대응되는 구면에서의 대원들은 항상 서로 겹치므로 구면에서는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면 기하학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자.

  

   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크다.

   ② 원주율이 π보다 작다.

   ③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위와 같은 특징들과 정 반대의 특징을 갖는 음의 곡률을 갖는 2차원 면이 존재한다. 이 면은 말안장의 표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작다.

   ② 원주율이 π보다 크다.

   ③ 평행선이 다수 존재한다.

  

   2차원 거주자들은 평면기하학의 기본을 알고 있으며, 기하학적 측정을 통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들과 유사하게, 우리 역시 휘어진 3차원 공간을 상상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형태를 기하학적 측정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2차원의 공간이 반드시 3차원 공간에 포함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n차원의 공간이 n+1차원의 공간에 포함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 우주의 4차원 시공간은 자기충족적 개체로 간주되고 있다.

  

   현대 우주론자들은 우리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점점 커지는 풍선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풍선이 커지면 풍선 위의 한 점을 기준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

 

13.3. 다섯 번째 공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물리학자와 수학자는 우리가 사는 공간이 굽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에 도달하기까지 왜 그리도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의 수학은 실천적 경험에 기초한 일반화였다. 이와 달리 기원전 600년경 밀레토스의 탈레스는 기하학적 진술들이 기초적 원리들로부터 연역될 수 있는 진술들로 보았다. 유클리드는 탈레스의 전통을 계승하고 당시까지의 기하학적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했다. 그는 소수의 단순하고 자명한 공리들로부터 대부분의 기하학적 명제들을 연역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기하학 체계는 실제 세계에 효과적으로 적용되었다.

  

   유클리드의 기하학은 서양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프톨레마이오스 천문학과 뉴턴 역학은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전제했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서 유클리드와 유사한 기하학적 논증 방법을 사용했다. 플라톤은 기하학이 확실한 지식의 모범이라고 보았으며, 데카르트의 이성적 토대주의 역시 기하학에 기초했다. 칸트는 우리의 인식 구조에 유클리드 기하학이 내장되어 있다고 보았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연역적 구조를 갖고 있고, 그 토대를 이루는 정의들, 공리들, 공준들 역시 대개의 경우 직관적으로 자명하여 이를 의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유클리드의 다섯 번째 공준인 평행선 공준은 다른 공준들보다 복잡한 내용을 갖고 있다. 유클리드 본인조차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다섯 번째 공준을 사용하지 않았다. 후대의 기하학자들은 다른 네 개의 공준들로 평행선 공준을 연역하고자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1733년에 이탈리아 예수회 회원인 지롤라모 사케리는 귀류법을 사용하여 평행선 공준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는 평행선이 없거나 2개 이상이라고 가정한 다음 모순이 귀결됨을 보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사케리의 작업은 정확히 그의 처음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그의 수학적 논증 결과가 반직관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의 논증 자체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초에 가우스, 볼리아이, 로바체프스키는 평행선이 복수임을 전제하는 일관된 기하학을 발견했다. 리만은 평행선이 없음을 전제하는 기하학을 발견했다. 이후 유클리드 기하학과 다른 기하학이 동일한 논리적 일관성을 가진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이를 상대적 일관성 논증이라고 한다. 이로써 유클리드 기하학의 논리적 우선성이 없어진 것이다.

  

   리만의 구형(타원) 기하학의 주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크다. 셋째, 원주율은 π보다 작다. 넷째, 직선 둘레의 길이는 서로 동일하다. 이와 대응하는 로바체프스키의 쌍곡 기하학의 주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행선은 무수히 많다. 둘째,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작다. 셋째, 원주율은 π보다 크다. 넷째, 직선은 무한히 연장된다.

 

13.4. 내재적 곡률

   가우스는 외부의 공간에 대한 지칭 없이 면의 내재적 곡률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리만은 가우스의 방법을 확장하여 n-차원 다양체를 수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1차원 선 위의 한 점 P에서의 곡률을 가장 잘 반영하는 원이 하나 존재한다. P에서의 선의 곡률에 대한 가우스 측도 k=1/R이며, 이 때 R은 곡률을 반영하는 원의 반지름이다.

  

   2차원 면의 점 P에는 접평면이 존재한다. 접평면에 수직이면서 점 P를 지나는 선을 법선이라고 한다. 법선을 포함하는 평면은 접평면과 수직이며, 법평면과 접평면 사이에는 교차선이 생기는데, 앞서 살펴본 방법으로 이 선의 k 값을 구할 수 있다. 면의 모든 점에 대해, 점을 지나는 두 개의 교차선을 구할 수 있다. 하나는 최대의 k1 값을, 다른 하나는 최소의 k2 값을 가지며, 이 때 두 교차선은 직교한다. 이 두 k 값들을 주 곡률이라고 하며, 이 두 값이 해당 점에서의 면의 내재적 곡률을 완전하게 결정한다. 가우스 곡률 K=k1×k2이며, 이 값은 불변이고 면의 내재적 특질이다.

  

   면이 법선 방향을 향해 굽었을 경우 양의 방향으로 굽었다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 음의 방향으로 굽었다고 한다. K의 값이 양일 경우 구형에 가깝고, K의 값이 음일 경우 말안장 형태에 가깝다. K의 값이 0일 경우 유클리드 평면과 같은 형태를 갖는다. 이 논의를 통해 일반적인 관점에서 기하학을 분류할 수 있다. 모든 곳에서 곡률이 0인 평면이 유클리드 평면이다. 쌍곡평면은 모든 곳에서 일정한 음의 곡률을 갖고, 타원평면은 모든 곳에서 일정한 양의 곡률을 갖는다. 동일한 가우스 곡률을 갖고 있는 공간들은 서로 동일한 기하학적 속성들을 갖는다.

  

   공간 S에 대해 그것을 포함하고 있는 공간을 알지 못해도 알 수 있는 측면들을 공간 S의 내재적 측면들이라 하고, 공간 S를 포함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측면들을 공간 S의 외재적 측면들이라 한다. 그런데 공간의 곡률 K는 내재적으로 결정 가능하다. 평면과 원기둥 표면의 속성은 전체적으로는 다르지만 국소적으로는 같다. 따라서 공간의 국소적 속성과 전체적 속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리만은 가우스의 방법론을 확장해서 내재적 곡률 개념을 발전시켰고, 이는 현대 미분기하학의 기초가 되었다. 리만은 경로 길이 및 연속적으로 변하는 곡률을 3차원 이상의 차원들에서 특성화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점 근방의 곡률은 필요한 차원의 유클리드 공간을 통해 특성화된다. 이때, 근방이 충분히 작을 경우에 우리가 원하는 정도로 유클리드 공간을 통해 근사할 수 있다는 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복잡한 공간의 내재적 곡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리만 계량 텐서 gik, 리만 곡률 텐서 Rijkl과 같은 다변수 함수가 필요하다. 여기서 텐서란 벡터에 작용해 벡터나 숫자를 산출하는 수학적 연산자이다.

  

   가우스는 곡면 위의 임의적 좌표에 대해서 상대적인 경로의 길이를 정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g-함수를 통해 면 위의 각 점에 3개의 숫자(계량 계수)를 할당한다. g-함수를 알 경우 두 점이 주어지면 두 점 사이의 모든 경로들의 길이를 계산할 수 있다. 리만은 높은 차원으로 이 방법을 확장했다. 4차원 공간에서는 10개의 계량 계수가 필요했다. 10개의 숫자들이 계량 텐서를 구성한다. 계량 계수들의 특정한 조합을 통해 20개의 함수가 생성되고, 이 함수들이 곡률 텐서 Rijkl을 결정한다. 이는 문제가 되는 공간의 기하학적 속성들을 완전히 기술한다. 텐서의 20개 구성 성분은 4차원 공간이 서로 다른 방향에 따라 어떻게 굽고 뒤틀리는지 알려준다.

  

   텐서로 표현된 양은 좌표계에 독립적이므로, 이는 이 양이 물리적으로 실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텐서를 수학적인 도구로 삼은 것도 바로 이 좌표계 독립성(공변성) 때문이었다. n-차원 굽은 공간에서 가장 짧은 경로를 측지선이라 하며, 측지선은 이 공간에서 최소의 곡률을 갖는다.

 

13.5. 위상학

    19세기 수학자들은 좀 더 추상적인 수준에서 공간의 속성들을 연구하여 위상학이 탄생했다. 위상학에서 대상의 위상적 속성은 연속적 변화를 겪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찻잔과 도넛은 위상적으로 구분불가능하다. 그러나 도넛은 구와 위상적으로 다르다. 구멍이 난 다양체는 다중 연결이라 하고, 구멍이 없는 다양체는 단순 연결이라 한다.

  

   단순 연결인 경우 모든 고리는 그리는 점으로 수축 가능하다. 다중 연결인 경우 점으로 수축되지 않는 고리가 존재한다. 마주보는 변이 실제로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토러스를 직사각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 평면 토러스는 면 전체에서 편평한데, 이는 양과 음의 곡률을 모두 갖는 일반적 토러스와 다르다. 평면 토러스는 일반 토러스와 달리 3차원 공간에서 존재할 수 없다.

  

   정육면체의 마주 보는 면이 같다고 가정하면 국소적으로 유클리드적인 초토러스를 얻는다. 평면 트러스트와 초토러스에서 직사각형과 정육면체는 기본 영역이다. 다중 연결 3차원 공간의 수는 무한하다. 다중 연결 공간에서는 사방에서 사물들의 복제물들이 튀어나온다. 이는 모든 면이 거울로 되어 있는 방에 있는 것과 흡사하다.

 

13.6. 규약주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발견된 이후, 가우스와 로바체프스키는 실제로 우리의 공간이 어떤 형태를 띠는지 밝히기 위해서 측정을 했다. 가우스는 세 개의 산으로, 로바체프스키는 항성과 지구 궤도 지름의 두 끝을 가지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을 측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각의 합이 180도와 갖는 편차를 감지할 수는 없었다.

  

   20세기 초에 푸앵카레는 실험을 통해서는 공간의 형태를 결정할 수 없다는 규약주의를 내세웠다. 푸앵카레에 따르면 우리가 측정도구를 가지고 공간을 측정하여 공간이 비유클리드적이라는 결론이 나와도, 우리는 측정 장치의 움직임에 대한 별도의 물리 법칙을 제시함으로써 공간을 유클리드적인 것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세계 A에 있는 2차원 거주자들은 측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평면이 중앙에 툭 튀어나온 언덕을 가진 비유클리드적 평면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세계 B는 완전히 편평하지만 B에서 물리적 물체들은 정확히 A에서와 동일하게 움직인다. , 특정 지역을 지날 때 B에서는 실제로 사물들의 형태가 변화하는 것이다. 이 때의 형태 변화는 세계 B에 있는 모든 사물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세계 B의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세계 역시 A와 마찬가지로 비유클리드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만약 세계 B의 표면을 평면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영역에 있는 측정 도구를 변형시키는 특정한 종류의 역장을 가정해야 한다. 일반적인 역장은 대상 사물에 따라 차별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미분력이지만, 이 사례에서 작용하는 역장은 사물에 따른 차별적 효과 없이 모든 대상들에게 동일하게 작용하는 보편력이다. 만약 작용하는 보편력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덧붙인다면, 우리는 세계가 여전히 유클리드적이라는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가설을 선택하는지는 어떤 규약을 선택하는지의 문제가 된다. 이는 경험적인 증거에 의해서 결정될 수 없다. 푸앵카레는 우리가 항상 단순한 가설을 선택하리라 보았고, 다양한 기하학들 중 유클리드 기하학이 가장 단순하므로 늘 우리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았다. 푸앵카레는 이론이 실재를 반영한다기보다는, 우리가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이론에 대한 우리의 선호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13.7. 실재론 대 반실재론

   그러나 푸앵카레의 주장과 달리 1920년대에 물리학자들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채택한 일반 상대성이론을 받아들였다. 아인슈타인은 비유클리드 기하학과 물리법칙, , 개체의 결합이 유클리드 기하학을 유지하는 이론보다 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이론임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앵카레의 규약주의는 인식론적인 것이다. 설사 실체론적인 공간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공간이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주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론미결정성이 있다. 동일한 관측 자료를 설명할 수 있는 다수의 이론들이 존재하며, 이를 이론미결정성이라 부른다. 이론미결정성은 반실재론과 연결된다. 과학자들이 이론들 중 특정한 이론을 선호할 수 있으나, 그러한 선호가 이론이 기술하는 대상의 실제 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

  

   반면 실재론자는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에 호소한다. 이론이 참이거나 적어도 근사적 참이라고 가정하면, 이론이 현상에 대해 광범위한 영역에서 아주 정확한 예측 값을 제시하는 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론의 그럴듯함에 대한 우리의 판단 기준이 달라진 게 사실이지만, 우리의 판단 기준은 자연의 기능을 더 잘 반영하도록 점차적으로 진화해 온 것이라고 본다.

  

   실재론자는 물질과 운동에 대한 최선의 이론에 맞게 실제 공간의 형태에 대한 존재론적 태도를 취할 것이지만, 반실재론자는 어떤 결론을 얻더라도 실제 공간이 어떠한지에 대한 존재론적 태도를 취하는 것까지는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