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연구 이야기

연구자로 거듭나기로 다짐함

강형구 2023. 1. 29. 21:46

   박사학위 논문 제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3년 2월 6일까지 제출이며, 이번에 제출하면 앞으로 이 논문을 수정할 수 없다. 과학철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계속 간헐적으로 나의 학위논문을 검색하여 살펴볼 것이다. 객관적인 수준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학위논문을 썼다. 그리고 내 학위논문의 서론(1장)과 결론(8장)을 제외한 모든 장의 내용은 이미 국내의 철학 학술지(KCI 등재지)에 게재된 바 있다. 나는 적어도 나의 학위논문이 박사학위 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믿는다.

 

   지금 돌이켜보면 학부 시절이 많이 후회된다. 만약 과학철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그때부터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했다. 운이 좋게 대학원에 합격했을 때, 다른 생각 하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했어야 했다. 육군 장교로서 복무하지 않고 자연대학원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할 수도 있었다. 박사과정에서는 다른 생각하지 말고 공부에만 집중해서 최대한 빨리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최소한 지금보다 5년은 더 일찍 박사학위를 받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다. 이제 후회해서 무슨 소용이겠는가.

 

   하지만 지금도 너무 늦지는 않았다. 앞으로 열심히 과학철학 연구를 하면 된다. 꾸준하게 번역하고, 논문 쓰고, 강의하고, 학술대회에 참가한다. 지금 당장 내가 당면한 과제는 학위논문 제출이고, 이것이 끝나고 나면 이후 진정으로 본격적인 학술 활동을 하게 된다. 나는 한국과학철학회의 평생회원이다. 나의 과학철학 학술 활동의 기준은 한국과학철학회가 될 것이다. 올해 한국과학철학회에서는 2개의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나는 한국 과학철학 연구자로서 이 학술대회 참가 신청을 할 것이다. 국제 학술대회이므로 발표 자료는 영어로 작성할 것이고, 나는 이를 계기로 삼아 영어 원고를 쓸 것이다. 이 영어 원고는 향후 발전시켜 영문 학술지에 투고할 예정이다.

 

   또한 나는 계속하여 과학사 및 과학철학 관련 강의를 할 생각이다. 현재 나는 경상국립대학교에 소속되어 강의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강의 역량을 기를 것이다. 내게 제시되는 각종 제안은 기쁜 마음으로 겸손하게 수용할 것이다. 그리고 내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강연 초청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이를 계기로 삼아 논문 원고를 작성할 것이다. 내 생각에 오직 발표를 위한 발표 자료 작성은 큰 의미가 없다. 어떤 경우든 공식적인 출판물로 등록이 되어야 충분한 학술적 의미를 갖게 된다. 현재 나는 3월에 전북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이때도 최대한 나의 연구 분야와 관련된 주제로 강의하면서 나의 학술 활동에 도움이 되게끔 하려 한다.

 

   이제 나는 직장의 문제와 마주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직장에서 과학철학 연구를 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대학이 이를 위한 최선의 직장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현재 내가 소속되어 있는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과학철학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관의 각종 업무를 과학철학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것도 아니기에, 만약 나에게 충분한 의지만 있다면 과학철학을 과학관의 각종 전시 및 교육과 연계시킬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박사학위 취득을 계기로 삼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진정한 과학철학 연구자로 거듭나기로 다짐한다. 내 나이 올해로 42세이니, 인생의 절반을 살았고 앞으로 인생의 절반이 남았다. 앞선 절반의 인생 속 많은 부분이 시행착오로 가득 차 있다면, 이제는 이전까지의 실수를 참고하여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하고 현명한 길을 걸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