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10월의 시작

강형구 2022. 10. 2. 10:36

   어제는 처남의 결혼식(2022. 10. 1.)이라 가족들을 데리고 인천에 다녀왔다. 그래서 오늘은 다소 피곤하지만, 그래도 나는 10월 5일까지 지도교수님께 논문 수정본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논문을 심사하게 되면 10월 말쯤 심사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논문 상태가 불량하면 심사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한다.

 

   나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논리경험주의 시공간 철학의 역사적 재조명’이다. 논리경험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한스 라이헨바흐의 [시간과 공간의 철학]이 1928년에 출판되었다. 그러니까 대략 100년 만에 그의 철학을 재조명하는 셈이다. 내가 알기로 국내에서는 이 주제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논리경험주의 철학자 한스 라이헨바흐의 시공간 철학을 주제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아직 국내에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학위논문은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의 논문의 질적 수준이 다른 논문들에 비해서 탁월하지는 않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최종적으로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나의 논문이 국내 박사 논문 중에서 평균적인 수준을 갖춘 논문이 될 것 같다고 예상한다. 사실 내게는 그런 평균적인 수준을 갖추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도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학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필요가 있고, 그러한 역할이란 논문 집필, 저서 집필, 대학 강의, 각종 연구 프로젝트 참여 등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잘하라고 국가 차원에서 박사학위자를 계속 배출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올해 1월부터 올해 말까지 대략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3개월 정도 남은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육아휴직을 연장할지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내년에 첫째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아직 쌍둥이들이 어리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아이가 셋이기 때문에 유급 육아휴직을 최대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아이 1인당 1년 6개월로 연장할 경우, 총 4년 6개월 동안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셈이 된다.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든 나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작정이다.

 

   경상국립대학교의 강의는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의 가장 큰 이유는 앞서 강의를 만드신 분들이 길을 잘 닦아 놓으셨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과 철학’ 강의의 경우, 철학과에 계셨던 정병훈 교수님께서 강의를 만드셨고 이 강의를 위한 표준 교재도 출판되어 있다(경상대학교 출판부). ‘비판적 사고’ 강의의 경우에도 정병훈 교수님께서 강의 개설에 관여를 많이 하셨던 것 같고, 표준 교재 역시 출판되어 있다(경상국립대학교 출판부). 이렇게 강의가 예전부터 잘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기에, 이 강의를 이어받은 나로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표준 교재를 기준으로 삼아 정석을 따라 진행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생각할 때 앞으로 좀 더 필요한 것은 과학 혹은 과학교육과 과학철학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역사와 철학’과 같은 교과목은 과학철학뿐만 아니라 과학 특히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더 나아가, 과학철학 전공자가 ‘물리학 입문’이나 ‘교양 물리학’을 가르칠 수도 있다. 당연히 공학과 관련해서도 이와 유사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관심사가 물리학과 가까운 까닭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과학교육 분야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유효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다시 논문 수정에 몰두해야 한다. 기하학 철학 역사의 맥락 아래에서 논리경험주의 시공간 철학의 의미를 재조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사학위 논문 예비 심사를 치르다  (0) 2022.10.29
현상론적 태도  (0) 2022.10.20
그렇게 연구자가 된다  (0) 2022.09.22
순조로운 진행  (0) 2022.09.03
과학철학을 연구할 수 있어 행복함  (0) 202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