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느림보 연구자

강형구 2022. 5. 22. 17:47

   내가 처음으로 학술지에 과학철학 논문을 투고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2020년 여름이었다. 당시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때 아내를 간호하고 있었던 나는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학술지에 게재하기 위해 병원에서 틈틈이 한글로 논문 원고를 작성했다. 투고 결과는 ‘게재 불가’였다. 하지만 그해 나는 원고를 수정해서 다시 투고했고, 결국 2020년에 나의 첫 번째 학술지 논문이 출판되었다.

 

   2021년에는 2편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게재했다. 2021년은 내가 국내의 여러 철학 학회에 가입한 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는 총 6개의 철학 학회에 가입했다. 한국철학회, 한국과학철학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국 단위의 철학 학회이다. 대한철학회, 대동철학회, 새한철학회, 범한철학회는 그 주된 활동지가 경상 지역인 철학 학회이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계속 경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것 같다. 혹자는 지방 학회가 운영하는 학술지에는 가급적 투고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지방 학회가 유지되고 발전되어야 국내에서 좀 더 균형적으로 학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철학적 능력이 아주 평범하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국내의 저명한 학술지 또는 해외의 저명한 학술지에 투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인 2022년에 2편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투고할 계획이다. 이미 1편은 투고하여 게재가 확정되었고, 나머지 1편은 다른 학술지에 투고한 상황이다. 나름대로 가치 있는 연구 성과를 포함하고 있다고 나 스스로 자신하고 있으므로, 투고한 1편의 논문 역시 게재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과학철학자로서 나의 연구 영역은 이제 어느 정도 정해졌다. 이 영역에 속하는 학자들(라이헨바흐, 슐리크, 카시러, 카르납, 아인슈타인, 바일, 에딩턴 등)과 이에 관한 고전적인 문헌들이 있고, 이 영역과 관련하여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 학자들(프리드먼, 하워드, 리크먼, 지오바넬리 등) 또한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다. 그러므로 계속 성실하게 연구하면 앞으로도 매년 2편 정도의 연구 논문을 게재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영문으로 투고하는 것은 아직은 나의 희망 사항이다. 내 생각에 나에게도 국제 학술지에 투고할 만한 주제가 몇 개 있긴 하다. 올해 박사학위 논문 작성 및 심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아마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제 학술지 투고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국제 학술지 투고는 1년 혹은 2년에 1편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처음부터 저명한 국제 학술지를 목표로 삼지는 않고, 국제 학술지 중에서 나의 역량으로 투고할 수 있는 중간 또는 중하 수준 정도의 학술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최종적으로 나는 5편 정도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후 나의 과학철학 연구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10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다면 아주 좋겠지만, 그것은 나의 평범한 철학적 능력을 감안할 때 다소 과분한 요구일 수 있겠다.

 

   막연하게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논문을 투고하고 전문가들로부터 심사를 받은 후 게재를 해야 진정한 연구자 아니겠는가. 물론 나는 직장 업무도 해야 하고 틈틈이 번역도 하는 까닭에 아주 특출한 연구자로서 인정받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평범한 연구자로서 꾸준히 논문을 쓰고 출판해 나가면 우리나라 과학철학 유지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 훗날 나의 아이들이 재야 과학철학자인 내가 남긴 글들을 통해 아빠의 사회적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느림보 연구자다.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앞으로 성실하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나가고자 한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외에는 관심 가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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