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관악도서관

강형구 2013. 8. 18. 21:35

   관악구민의 신분으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을 이용하고자 하였으나, 도서관에 가니 8월 25일까지 방충 작업을 위해 휴관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할 수 없이 나는 관악산 공원 앞에 있는 관악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2011년에 관악도서관에서 취직 준비를 했다. 오전 7시에 도서관에 가서 밤 10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했었다. 취직을 하고 난 다음에는 관악도서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관악도서관 시설은 제법 좋은 편이지만, 함께 시험 준비를 하던 다른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휴일이라 그런지 도서관 열람실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 앞에 앉은 한 남자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교육방송 영어 교재 밀린 부분을 풀고, 밀린 일기를 쓰고, [금융경제기초]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점심은 관악도서관 매점에서 사 먹었다.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맛이 그저 그랬다. 다행히도 도서관에서는 2011년에 같이 취직을 준비하던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단 한 사람만(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던) 도서관 입구에서 잠시 마주쳤을 뿐이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도서관 뒤에 있는 작은 공원에 가서 가볍게 운동을 했다. 취직 준비를 할 때는 하루 하루가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때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는 출입증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관악도서관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서울대학교 도서관에는 더 많은 책들이 있다. 전문적인 학술서적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서울대학교 도서관으로 가야 할테지만, 시간이 날 때 집중해서 책을 읽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은 관악도서관에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는 오후 5시가 되어 관악도서관을 나섰다. 관악산 입구에는 늘 그랬듯 등산객들이 많았고, 나는 집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걸어오는 도중에 헌혈의 집을 발견했고, 거의 3개월 만에 전혈로 헌혈을 했다. 기념품으로 롯데시네마 관람권을 받았다. 8월 말에 맷 데이먼이 나오는 [엘리시움]이 개봉한다고 하니, 그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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